"이게 얼마만이냐" 동해로 돌아온 '금징어'…어선마다 '만선'

첫 조업 어선 6척 7509㎏·1억6300만원 '어획고'…전년대비 130%↑
울릉해역 수온 상승 덕분…속초 '오징어 난전'도 모처럼 활기

오징어 금어기 해제 후 첫 조업에 나섰던 어선이 돌아온 14일 강원 속초지역 대표 포장마차촌인 '오징어난전'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속초시 제공) 2024.5.14/뉴스1

(강릉·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만선이오."

무분별한 남획과 기후변화로 씨가 말랐던 오징어가 오랜만에 동해안에 돌아왔다.

금어기 해제 이후 울릉도 인근 해역으로 첫 조업을 나갔다가 주문진항, 속초항으로 돌아오는 어선에는 오징어가 가득 실려 있었고, 어민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다.

14일 강원도 글로벌본부에 따르면 금어기(4월 1~30일) 해제 이후 지난 11일 첫 조업에 나섰던 강릉·속초선적 근해채낚기 어선 21척 중 6척이 이날 주문진항과 속초항으로 먼저 돌아왔다.

이들 어선 6척은 총 2509급(7509㎏ 상당)의 오징어를 건져 올려 1억6300만원 상당의 어획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1척 당 평균 417급(1251㎏), 2700만원 상당의 어획고를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첫 조업 어획량인 1916급(5749㎏)보다 130% 정도 많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첫 조업 어획량은 10일 가량 조업한 결과지만, 이날은 불과 사흘 안팎에 올린 실적이라 더욱 고무적이다.

오징어 1급은 20마리 상당으로 3㎏ 정도다. 1급당 평균 6만5000원(활어 7만5000원, 선어 5만5000원)에 위판된다.

오징어 금어기 해제 후 첫 조업에 나섰던 어선이 돌아온 14일 강원 속초지역 대표 포장마차촌인 '오징어난전'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속초시 제공) 2024.5.14/뉴스1

오징어는 강원 동해안의 대표 어종이지만 최근 몇 년간 어획량이 급감해 어업인들이 출어를 포기, 폐업위기에 몰려 있었다. 또 횟집 등 지역상인 역시 매출 감소로 큰 타격을 받아 왔다.

실제 오징어 금어기는 지난 1일 풀렸지만, 오징어 어군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동해안 어민들은 선박시동을 끄고 출어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울릉도 해역에 오징어 어군이 형성됐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강릉 주문진, 속초선적 어선들은 금어기가 풀린지 열흘 만인 지난 11일 첫 조업에 나섰다.

동해안에 오징어가 돌아온 이유로는 울릉도 해역의 수온 상승이 꼽힌다.

강원도 글로벌본부 관계자는 "현재 울릉도 주변 수온이 전년대비 1.3도, 평년 대비 3.1도 정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높은 수온으로 오징어 어군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금어기 해제 후 첫 조업에 나섰던 어선이 돌아온 14일 강원 속초지역 대표 포장마차촌인 '오징어난전'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속초시 제공) 2024.5.14/뉴스1

다만 관건은 유지 여부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오징어 어군이 계속 유지되고, 울릉도가 아닌 강원 동해안 해역에도 형성되는 것"이라며 "어군 형성이 유지되면 도내 연근해 채낚기어선의 경영난 해소와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가 돌아오면서 속초의 대표적인 포장마차촌인 '오징어 난전'도 문을 활짝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이날 점심시간 오징어 난전은 직장인과 관광객이 섞여 오랜만에 붐비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오징어회와 오징어물회, 오징어순대를 가득시켜 모처럼 '오징어 포식'을 즐겼다.

최우홍 도 글로벌본부 해양수산국장은 “그동안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어업인들과 지역상인들의 시름이 깊었는데, 첫 조업에서 큰 성과를 거둬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어획량 증가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도 차원에서 면세유와 기자재 등 관련 어업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징어 금어기 해제 후 첫 조업에 나섰던 어선이 돌아온 14일 강원 속초지역 대표 포장마차촌인 '오징어난전'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속초시 제공) 2024.5.14/뉴스1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