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여력 충분한데…" 강원 동해안 석탄 화력발전소 굴뚝 왜 멈췄나
신한울 2호기 가동에 '후순위' 밀려… 송전선 사업도 지연
발전소 경영 악화에 지역 고용 안정 및 세수 확보도 '불안'
- 윤왕근 기자, 신관호 기자
(강릉·삼척=뉴스1) 윤왕근 신관호 기자 = 최근 강원 동해안권 석탄 화력발전소 '굴뚝'이 일제히 멈췄다. 이에 업계의 경영 불안정이 심화하고 지역 내 일자리 및 세수 확보 등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들 발전소의 전기 생산 시설과 인력 등 발전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 발전소의 '송전망'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울진 신한울 원전 2호기가 원전 상업 운전을 시작하면서 '우선순위' 측면에서 뒤로 밀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릉안인화력발전소(강릉에코파워)와 GS동해전력, 삼척블루파워 등 강원 동해안권 발전소 3곳이 지난달 중순부터 가동을 무기한 중단했다. 최근 전력거래소는 이들 동해안권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전력거래소가 이들 동해안권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지 않기로 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최근 상업 운전을 시작한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2호기 때문에 동해안권 석탄화력발전소의 전기 공급이 '후순위'로 밀린 게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이들 발전소에 송전 선로가 부족한 것도 오랜 난제다.
한전은 강원 동해안권에서 경기 가평 등으로 이어지는 직류 송전방식의 송전선로(HVDC) 사업 시기를 오는 2026년까지로 늦췄다. 송전시설 설치를 놓고, 주민 반대 등 여러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동해안의 발전소 전력을 수도권으로 연결하는 경로가 부족한 상태가 지속돼 전력 생산시설 가동도 제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석탄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발전소 경영악화와 고용불안 등으로 지역사회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릉안인화력발전소의 경우 가동 중단 이후 하루 평균 60억원의 매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불안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동 중단 이후 발전소 주축사인 남동발전 직원들은 일반 업무만 수행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 하역 선사 등 협력사 직원들의 불안은 더 크다. 석탄 하역 기성비로 사실상 하루 벌이를 하는 이들은 전력 발전 중단으로 석탄이 들어오지 않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강릉에코파워는 주축사와 협력사 직원 등 800여명이 발전소 운영과 관련돼 있다.
지역 세수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들 발전소가 생산량에 따라 강원도에 납부해온 연 60억원 안팎의 지역자원시설세 역시 줄어들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 운전을 준비하던 일부 발전소는 굴뚝에 연기 한번 피워보지 못하고 손을 놓게 됐다.
삼척블루파워의 경우 작년 말 1호기 시운전을 거쳐 올 5월 상업 운전에 나설 수 있는 상태다. 2호기 역시 6월 시운전을 거쳐 오는 9~10월쯤 상업 운전이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본격적인 상업 생산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에너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비용으로 마련된 대규모 전력 생산 시설이 송전선로 부족 등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며 "동해안권 전력 생산시설 가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관련 사업체들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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