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2년]②'지역과 상생' 이미지 개선 올인… 시민들은 '글쎄'

춘천시와 협력해 중도서 축제 등 각종 행사 개최 추진
"개발보다 내실 중요"… '역사 생태문화 공간' 제안도

편집자주 ...지난 2022년 5월 5일 어린이날 전 세계 10번째로 강원 춘천 하중도에 문을 연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가 개장 2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레고랜드는 입장객 수는 물론 매출 감소 폭이 커지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지역 사회의 기대와 우려 속 2년 전 개장한 레고랜드의 문제와 해결책을 2편으로 나눠 연재한다.

야간 개장 도입한 레고랜드.(뉴스1 DB)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이하 레고랜드)가 개장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지역과의 상생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선 상생뿐만 아니라 '중도(강원 춘천) 발전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는 취임 후 몇 차례 언론 간담회를 통해 '지역 상생'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레고랜드 일대 잔여 부지 개발을 통한 '레고랜드 활성화'에도 꾸준히 관심을 쏟고 있다.

◇지역과 '협업' 나선 레고랜드… 시민들은 '갸우뚱'

레고랜드는 활로 모색을 위해 춘천시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지역민 마음부터 사로잡겠단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춘천마임축제를 시작으로 막국수 닭갈비 축제(6월 18~23일), 춘천호수 드론 라이트 쇼(7월 5~6일)를 레고랜드가 위치한 중도에서 열 계획이다.

강원대 어린이 병원 찾은 레고.(뉴스1 DB)

레고랜드 내부적으론 본사 기준에 부합하는 공정 경쟁 구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등 도내 기업과의 상생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레고랜드 전체 직원의 77% 수준인 강원도민 출신 비율을 향후 90%까지 높이는 것도 목표 가운데 하나. 레고랜드는 또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동절기 운영과 야간 개장 등을 확대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식음료 부문에서도 레고만의 특징을 살려 변화를 모색하겠단 게 레고랜드 측의 설명이다.

레고랜드는 파크 내 닌자고 월드에 약 200억원을 들여 총 2640㎡(약 800평)의 규모의 신규 놀이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완공 시점은 2025년 상반기 중이다.

이외에도 레고랜드 측은 지역사회 소외계층, 한부모 가정, 장애인 단체 등의 어린이 가족 초청 행사와 연탄 봉사, 쌀 기부 등 지역 밀착 사업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레고랜드.(뉴스1 DB)

이와 관련 레고랜드는 장애인 가족을 위한 편의 제도 '히어로 패스'를 운영하고 휠체어를 타거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든 레고 캐릭터들을 곳곳에 배치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선 여전히 레고랜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지역 커뮤니티에선 여전히 '레고랜드 운영이 혈세 낭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4세 아들을 둔 정모 씨(30대·경기 고양 거주)는 "아이가 레고에 점점 더 관심을 갖기 시작해 조만간 (레고랜드에) 가 볼 생각"이라며 "그런데 레고랜드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좋은 얘기가 거의 없다. 괜히 가서 실망할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내실 키우고 중도 전체 파이 키워야"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문제는 레고랜드 하나만 갖곤 중도 전체가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난개발을 통해 건물·상가를 올리면 (춘천) 명동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뉴스1 DB)

나 소장은 "최고의 대안은 남이섬과 같은 모델이다. 중도 일대를 역사 생태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레고랜드 재방문율이 계속 줄어드는 것도 인근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내년엔 더 적자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레고랜드는 앞으로 개발이 아니라 내실이 중요하다. 일대 부지 개발을 통해 발전하겠단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다"며 "대신 중도의 남은 부지를 시민들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관광객도 끌어모을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춘천시 관계자는 "레고랜드 개장 초기보다 활발하게 교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유치를 위해 같이 노력하고 있다. '서로 도움이 되자'는 분위기가 있어 대화도 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고랜드 관계자 또한 "지역 상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며 "레고랜드가 춘천에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