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장기화’여파로 인성병원 응급실 24시간 재개…분산효과 ‘톡톡’

평일 20명·주말 50명 이용하다 환자 분산하며 2배 늘어

춘천 인성병원 응급실.(뉴스1 DB)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인해 강원 춘천 인성병원이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경증환자 분산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9일 춘천시에 따르면 낙원동에 위치한 인성병원은 지난 2월23일부터 응급실을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인성병원 응급실 일일환자는 평일 평균은 36명, 주말은 68명이며 주말 최다 내원 환자 108명을 기록했다. 의료계 파업 전 야간진료 운영 시 평균 응급실 이용 환자는 평일 20명, 주말 50명 내외였다.

시는 인성병원으로 경증환자가 분산된 것을 보고 있다. 이에 대학병원은 중증환자 위주의 치료로 상급병원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춘천에서는 한림대병원과 강원대병원에 의존해 왔다. 특히 인구가 29만명 인데도 불구하고 대형병원 2곳과 의원급 병원만 있어 중간 허리급 역할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춘천 일일 인성병원 내원 환자 수.(춘천시 제공)

특히 도내엔 18개 경증 응급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센터가 있지만, 춘천엔 그동안 이에 해당하는 기관이 없었다. 이는 원주와 강릉에서 의료원과 응급시설을 갖춘 일반 개인병원 등 각각 2곳을 경증응급센터로 지정·운영해 온 점과 대비되는 것이었다.

시는 춘천 인성병원과 협의를 거쳐 지난달 23일부터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은 지난 2015~2020년 응급실을 운영하다 '의료수가 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야간진료로 전환했던 곳이다.

인성병원은 141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응급실의 경우 11병상이 운영 중이다. 전문의는 총 10명이다.

이에 따라 시는 이번 계기로 의료기관의 역할을 명확화하고 의료체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시는 인성병원 24시간 응급실 개방을 교훈 삼고 정부 4대 의료 개혁에 발맞춰, 기능·수요 중심의 협력적 전달체계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중소형 병원을 형성해 상급병원이 중증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중형병원은 일반 의원과 대학병원 사이에서 가교이자 윤활유 역할을 통해 경증 응급환자를 수용하며 대학병원의 과부하를 해소한다”며 “앞으로 중형병원의 역할을 끌어올리는 등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틀을 다시 고민해 볼 시기"라고 말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