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에어컨 떼다 처가 갖다 준 공무원… 아내 때려 철창 신세

항소심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30만원 선고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전경.(뉴스1 DB)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공중화장실의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쳐 처가에 설치한 공무원이 아내를 때려 철창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이 공무원은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다 사고를 내는가 하면, 버스 기사와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부(권상표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범죄가중법)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가정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57)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는 작년 7월 아내 B 씨와 재산 처분 문제로 다투다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 일로 '접근금지 임시 조치'까지 받았지만 이를 위반해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또 작년에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 30대 운전자에게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속초 지역 공무원이었던 A 씨는 지난 2022년 6월 30일엔 강원 고성군의 활어회센터 공중화장실에 설치돼 있던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쳤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당시 A 씨가 훔친 에어컨과 실외기는 '처가'에 보관·설치돼 있었다.

또 같은 해 7월엔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버스 기사를 폭행하고 출동한 경찰관도 때렸다.

A 씨는 이 같은 일로 소속 지자체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범행 당시 우울증 등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산 문제로 다투다 배우자에게 특수상해를 입힌 죄질이 나쁘고, 피고인이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한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