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망보험금으로 다퉈"…원주 60대 남편 살인사건 전말

법원, 배우자 살인 혐의 60대 아내에게 징역 12년
"남편이 아내 남동생 사망보험금 문제로 친정 험담…다툼 커지며 흉기 사용"

기사와는 무관한 이미지 그래픽. ⓒ News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금전 문제 등으로 다툰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뉴스1 3월 14일 보도)한 가운데, 그 사건 발단이 사망보험금 논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수웅)는 지난 14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2·여)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작년 9월 28일 오후 6시40분쯤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남편 지인의 집에서 남편 B(66·남) 씨를 흉기로 세 차례 찌르는 등 배우자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직후 A 씨는 경찰에 자수했고,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사건 하루 뒤 시내 한 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사건 발단은 A 씨의 남동생 사망보험금이었다. 공소장엔 A 씨가 작년 8월쯤 교통사고로 숨진 남동생의 사망보험금을 두고 친정 식구들과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또 남편 B 씨가 '친정식구들이 아내 A 씨에게 사망보험금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등 금전적으로 인색하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점, 이에 부부가 그 문제로 자주 다툼이 있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사건발생 이틀 전인 작년 9월 26일 밤 부부의 다툼은 더 커졌고, 신고를 받고 부부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관들이 부부를 분리해 남편 B 씨는 지인 집에 머물게 됐다.

이후 사건 당일 오후 2시쯤 A 씨는 남편 지인 집을 찾아 남편에게 귀가하라고 했지만, 거절당해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다시 남편을 찾아가 귀가하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B 씨가 사망보험금을 두고 A 씨의 가족들을 험담하며 욕설을 하자, 화가 난 A 씨가 주방에서 흉기를 잡아 들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재판부는 "배우자를 살해한 행위는 사람의 생명을 박탈함과 동시에 가족으로서의 책무와 마지막 애정마저 저버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는 전처와 이혼 후 피고인과 재혼했고, 전처 자녀들과 오래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실상 유일한 가족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등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사건 직후 직접 경찰에 신고해 자수한 점,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 씨와 그의 변호인은 재판 선고 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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