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 결항, 집앞 눈 치우느라…봄 눈에 발 묶였던 원주 시민들
제주로 향하는 원주공항 항공편 줄줄이 결항
지각한 직장인, 가게 문 늦게 연 상가 등 불편 잇따라
-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대설주의보가 해제됐다는데, 이미 많이 내린 눈 때문에 계획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절기상 봄이 다가온 22일 오전 강원 원주시 곳곳에 설경이 펼쳐질 정도로 눈이 내리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시민들이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기상청과 원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4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원주 주요지점 누적 적설량은 치악산 10.7㎝, 문막 9.0㎝, 귀래 8.0㎝, 부론 8.3㎝ 등이다.
이런 가운데 전날 밤 원주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시는 60명이 넘는 비상근무 인력을 투입했으며 제설차량 52대와 굴삭기 5대를 동원해 제설 작업을 벌였다. 자동음성통보와 재난안전문자 발송 등 대응에 나섰다.
대설주의보는 22일 오전 9시를 기해 해제됐다. 이날 현재 눈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사고 등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기상 악재로 발이 묶인 시민들이 속출했다.
원주 문막읍의 한 산업단지 주변 상권에선 일부 사업장이 제설 등으로 평소보다 늦게 문을 여는가 하면, 지정면 기업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선 쌓인 눈으로 출근이 늦어진 직장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직장인 A 씨(40대)는 “눈 소식을 알았지만, 이 정도로 겨울처럼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햇다”며 “대설주의보 해제 소식을 들었는데도, 차를 덮은 눈과 주차장 앞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제때 출발을 못했다. 지각은 물론 약속도 취소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일정에 지장이 생긴 여행객들도 있었다. 지난 21일 오전과 오후 제주와 원주를 오가는 원주공항 왕복 항공편이 모두 결항된데 이어 22일 오전 10시 45분 원주에서 제주로 향하는 항공편도 결항됐다. 이미 1시간여 전 대설특보에선 벗어났으나, 기상의 영향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시내 한 골목길에서 눈을 치운 B 씨(50대)는 “어제도 눈을 치웠는데, 또 제설 도구를 꺼내오게 됐다”면서 “봄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눈을 치워야 하는 상황이다. 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린데, 혹시나 땅이 얼어 미끄러워질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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