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야구소프트볼協 비용 처리 '부적정' 확인… "수사 의뢰"

협회, '대리서명' 인정하면서도 "불법적 용도 없었다" 해명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강원도 원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의 대회 출전비용 처리문제에 대한 특정감사에서 부정적 사항이 확인됐다고 22일 원주시가 밝혔다. 이에 시는 협회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협회 측은 해당 비용 집행과 관련해 '관행상 대리서명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면서도 불법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원주시에 따르면 시 감사관실은 작년 12월11~15일 체육회 보조금 운영 실태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2020~22년 기간 협회가 대회 출전체재비 등 명목으로 보조금을 집행하며 대리서명 등으로 제출서류를 위조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시 감사관실은 이번 감사 결과, "보조금 부당 청구·집행이 의심되는 사례 등 집행 부적정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출전체재비는 개인별로 지급하는 게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일괄 교부할 때도 개인별 서명을 받도록 하고 있음에도 협회 측이 '관행'을 이유로 위법적 문서위조를 수년간 지속했다는 것이다.

감사관실은 또 "실제 대회 참가 여부, 보조금 사용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증빙 자료를 요청했으나, '확인이 불가하다'거나 '폐지된 카드'란 이유로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협회 측이 정상적인 감사활동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감사관실은 "경기 일정과 관계없는 지역·시간대에서 보조금 지출 내역이 다수 확인되는 등 보조금 집행의 부적정 의심 정황이 있다"며 그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협회는 당시 대리서명이 이뤄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대면 접촉이 금지됐던 점 등을 고려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선수들의 개별 일정 때문에 숙박 결정이 변동되는 등의 경우엔 관행상 출전팀 총무가 한꺼번에 대리 서명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협회는 또 강원도내 18개 시군 중 원주시에서만 이 같은 서명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대회 개최지가 아닌 곳에서 보조금이 숙박 목적으로 지출됐다'는 지적엔 "대회 개최지엔 다른 지역 선수들도 몰려들어 방을 잡기 힘든 데다, 가격도 비교적 고가여서 하루 3만원의 체제비용으론 숙박하기 어렵다"며 관련 내역은 "원주시체육회 담당자들의 승인 뒤 처리된 것으로서 횡령 등 불법적 용도는 없었다"고 강변했다.

협회는 원주시의 수사 의뢰 방침과 관련해선 "수사를 통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시 관계자들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로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협회는 작년에 원주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가 보조금 집행내역 등에 대한 감사 필요 의견을 냈을 때도 지적된 대리서명 문제는 인정하면서도 "감사는 트집잡기를 위한 것"이라며 반발했었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