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강원교육감 “학력 정책의 시작은 ‘진단’이고 끝은 ‘지원’”
[신년인터뷰]“ 돌봄·사교육비 부담 해결, 새 교육환경 안착”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2024년도 목표로 중 하나로 도내 초등학교 367곳을 다 돌아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모든 일반계고를 방문한 신경호 교육감은 “교육이 변화를 따라가고 현장에서 살아 있기 위해서는 현장과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교육청은 세수 감소에 따른 예산 삭감과 학령인구 감소, 학력 신장 등 각종 현안을 마주하고 있다. 학교 현장을 찾아 더 소통하겠다는 신경호 교육감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도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돌봄과 사교육비 부담 문제 해결’과 ‘새로운 교육환경의 안착’, ‘교육공동체간 인간적인 연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대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으로 특별한 한해였는데, 소감은.
▶‘초대’는 누구에게나 영광스럽고 또 어깨가 무거운 자리일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출범을 준비하며 강원교육가족 모두가 깊게 고민하고 바쁘게 뛰어다녔다. 그 결과‘교육을 이유로 강원도를 떠나지 않게, 더 특별한 교육으로 강원도를 찾아오게’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 반년은 이 비전을 구체화하며 강원교육의 변화를 만들어 낸 시기다.
강원특별법으로 농어촌유학과 강원형 자율학교 운영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이 과정에서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넘어 다양하고 매력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2023년은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강원교육을 만들기 위해 현장과 소통하며 정책을 실현하는 바쁜 한 해였다. 강원교육가족들과 열심히 일한 만큼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 신청률이 90%에 이르고, 직업계고 재구조화의 성공으로 70%대에 머무르던 직업계고 학생 충원율이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8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질적인 성과들을 내세울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그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조성하는데 애써 왔는데 그러한 노력이 서서히 학교 현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 같아서 더욱 보람을 느낀다.
-세수 감소에 따라 교육청 재정운용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계획은?
▶지난해에도 교부금이 줄면서 당초 예산안이 3000억원 가량 감액되어 약 3조 800억 원으로 조정됐다.
물가 수준은 점점 오르고, 학부모의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교복비나 체험학습비도 교육예산에서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학생 개인별 기초학력 보장, 고교학점제 운영, 그린스마트스쿨, 디지털 교육환경 혁신 등 새롭게 투입돼야 할 국가적 사업들도 더욱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 규모는 커져야 하는데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새해 본예산도 3조 9709억원으로 예산 규모로만 보면 3, 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세수가 줄어 교육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우리 교육청도 이를 인정하고 예산을 학생과 학교를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애쓰고 있다. 그동안 예산이 부족할 것을 예상해 교육청통합재정안정화 기금도 적립해 왔다. 이를 일부 사용하고, 관행적이고 불필요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 꼭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신중히 검토해 주요 정책이나 학생들의 교육활동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원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높이는데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책을 운영하고 계시다. 성과가 나고 있는지?
▶나는 늘 학력 정책의 시작은 ‘진단’이고 끝은 ‘지원’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작년부터 학생들을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로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맞춤형지원’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첫해에는 강원학생성장진단평가 응시율이 60%에 머물렀으나 작년에는 전체 학교의 90% 가까이 참여했고, 학생 수는 첫해 45%에서 75%로 30% 이상 늘어났다. 전체 고등학교의 88%가 ‘스스로 공부하는 학교문화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 4명 중 1명은 원하는 시간까지 교실에 남아 공부하고 있다.
2024년 수요조사 결과도 고등학교는 90%가 신청했다. 중학교의 신청률도 전년보다 30% 높은 71%였다. 현장의 분위기부터 달라지고 있다. ‘학력 신장 발판 마련’이라는 성과를 충분히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아쉬웠던 점과 내년 각오는.
▶작년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되는 첫해였다. 하지만 강원특별법에 교육특례가 3개밖에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 교육특례는 실질적인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법적 근거이다. 강원학생의 미래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강원교육이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 추가 반영되야 할 특례가 많다.
우리 교육청은 강원도 특성과 실정에 맞는 다양한 교육특례를 통과시키기 위해 특례의 필요성과 논리를 철저히 연구했다. 그 결과 도청과 협력하여 교육분야에서 11개 특례를 입법과제로 선정했다. 얼마 전에는 특별자치시·도 4개 교육청이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꼭 필요하고 시급한 특례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며 대응하겠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이 추진 중이다. 교육 특례에는 어떤 것이 담기나.
▶이번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에는 우리 교육청이 제안한 15개 특례 중에 11개 특례가 입법과제로 선정됐다. 특히 ‘교육감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 의견 제출에 관한 특례’는 교육자치 실현의 기본 전제가 되는 아주 중요한 특례이다. 교육감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집행기관이자 주민들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 공무원으로서 주민대표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은 교육에 대한 법률 의견도 교육감이 직접 제출하지 못하고 도지사를 통해서 제출하고 있다. 교육의 본질에 부합하는 다양한 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교육에 대한 법률 의견만이라도 교육감이 직접 제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교육감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 의견 제출에 관한 특례’를 담았다.
또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 우리 교육청이 처한 문제 중 하나는 양양군에 교육지원청이 없다는 것이다. 양양군의 지역교육 자치권을 보장하고 강원도내 교육의 지역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자치조직권 특례’를 또 하나의 중요한 특례로 꼽는다. 그리고 학교와 지역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교사 정원에 관한 특례’를 담아 작은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교원 정원을 확보하고자 한다.
-SNS를 통해 보면 하루 일정이 굉장히 많으신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으신지, 또 일선 학교 등을 계속해 방문해 소통하고 계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 경쟁력 있는 강원교육을 만들려고 현장을 뛰어다니느라 무척 바쁘다. 작년에는 도내 일반계고 전체를 다 다녀봤고 올해는 도내 초등학교 367개를 다 돌아볼 생각이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곳은 학교다. 학생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변화를 느끼고, 받아들인다.
교육에 대해 고민만 하다 보면 늦을 수밖에 없다. 교육이 변화를 따라가고 현장에서 살아 있기 위해서는 현장과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간혹 피로를 느끼기도 하지만 더 나은 강원교육이 실현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맞이하면 지쳐있던 몸에 활기가 돈다. 2025년부터 학교 현장에 새로운 변화가 많이 도입된다. 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새해를 맞은 도민들에게 한마디.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 출범 과정에서 우리 강원교육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새해 우리 교육청은 학교를 변화로 채우고, 강원특별자치도를 교육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여전히 바쁜 1년을 보낼 예정이다. 특히 도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돌봄과 사교육비 부담 문제 해결’과 ‘새로운 교육환경의 안착’, ‘교육공동체간 인간적인 연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으로 더 나은 강원교육에 힘을 보태 주시길 바란다. 우리 교육청도 도민 여러분의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며 소중한 지혜를 빌리겠다. 그리고 학교 현장을 찾아 강원교육가족과 더 가까이 소통하며 학생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적 역량과 지원을 다 하겠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이다. 모두 푸른 용의 기운을 받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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