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교통사고 위장' 육군 부사관, 오늘 선고…징역 30년 구형
군 검찰 지난달 8일 결심공판
“고의 사고 낸 뒤 보험금 타내려해”, “범행 동기와 구체적 증거없어”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아내를 살해한 후 교통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기소된 육군 부사관에 대한 선고공판이 5일 열린다.
강원 춘천 제3지역 군사법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살인, 시체손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육군 부사관 A씨(47)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한다.
A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2분쯤 동해시 북평동의 한 도로에서 아내 B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옹벽을 들이받는 등 위장 교통 사망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 시신에서는 심한 골절상이 확인됐지만 소량의 혈흔밖에 발견되지 않아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사고 전 A씨의 행적이 담긴 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A씨가 아내 B씨를 모포로 감싸 조수석에 태운 뒤 사고 장소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했다.
경찰은 범죄 연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국과수는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을 사인으로 지목했다. B씨의 시신에서 '목이 눌린' 흔적이 발견됐다.
수사를 확대한 군 검찰은 A씨에게 금융기관과 카드사 등 총 2억 9000만원에 이르는 채무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제때 상환하지 못해 지난해 12월까지 누적된 지연이자는 997만원에 달했다. 다른 채무와 관련해서도 A씨는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연체한 상태였다.
앞선 지난달 8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군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군 검찰은 사건 당일 A씨가 B씨를 살해한 뒤 현장을 청소했으며, B씨를 차에 태워 고의 사고를 낸 뒤 범행을 은폐하고 보험금을 타내려했다고 봤다.
군 검찰은 A씨가 “범행 모두를 부인하고, 반성을 하지 않는 점 등 차량 사고전 피해자를 살릴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면서 “아들 2명과 B씨의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A씨 측 변호인은 군 검찰이 범행 동기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부채의 경우 퇴직금과 가족들이 보유한 땅 등으로 감당할 수준이며, 고의로 사고를 내려고하거나 보험금을 타낼 생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자살로 사망한 아내가 믿기지 않았고, 아이들이 받을 정신적 충격과 신앙심이 두터운 아내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면서 “사고 후 진술을 하면서 신고만 하면 됐었다. 내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후회가 됐다”고 말했다.
B씨의 동생은 이날 재판이 끝난 뒤 “A씨 행동을 봤을 때 (징역 30년)은 도저히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참담하다”며 “재판부에서 올바른 선고가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han12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