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먹은 6살' 아들이 숨은 방문도 부순 아버지…법원 판단은?

집밖으로 나가려는 아내와 아들 넘어지게도
‘훈육 주장’ 父에 법원, 벌금 200만원 유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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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뉴스1) 신관호 기자 = 실수한 6살 아들을 상대로 소리를 지른데다, 이에 겁먹은 아들이 숨은 방의 문까지 부수는 등 발달장애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던 어린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아버지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 1단독은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13일 오후 1시 30분쯤 강원 평창군 집에서 자신의 아들인 6살 B군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 공소장에는 당시 B군이 실수로 거울을 넘어뜨려 여동생 머리에 맞게 했는데, 이 때문에 화가 난 A씨가 소리를 질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A씨는 겁먹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 B군에게 재차 소리를 지르며 방문을 부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있다.

이후 A씨는 울고 있는 B군을 데리고 집밖으로 나서려는 아내에게 ‘너까지 이렇게 나오면 되냐’면서 아내의 어깨를 잡아당겨 넘어트리고, 함께 있던 B군도 넘어지게 한 혐의다.

A씨와 그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훈육을 위한 것일 뿐,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서적 학대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B군이 당시 벌벌 떨며 ‘아빠가 때리면 어떡해’라고 말하면서 계속 울었던 점을 근거로, B군이 상당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재판부는 A씨가 과거 아내와 B군에게 저지른 범행 등도 제시하며 재차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당한 훈육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피해자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학대행위”라면서 “피해자는 당시 발달장애 등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피고인은 2019년에도 아내와 아들을 폭행하는 등 보호처분결정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재차 범행했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수사 및 공판절차에서 범행을 적극 부인하고, 미안한 마음이나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면서 “피고인은 폭력범죄로 4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한편 피고인이 현재 피해자와 원만한 관계로 지내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아내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