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만에 '간첩 누명' 벗었는데…납북귀환어부 32명중 5명만 생존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동해안에서 조업 중 북한에 납치됐다가 귀환한 뒤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납북귀환어부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18일 당시 길성호 선장 A씨(80) 등 납북귀환어부 32명에 대한 반공법 위반 등에 대한 재심 공판을 열고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심을 받은 납북귀환어부 32명 중 A씨를 포함한 5명만 생존한 상태로, 나머지 27명은 모두 세상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968년 강원 고성군 거진항 등에서 출항, 어로저지선을 넘어 조업하던 중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처벌받았던 선원 32명이다.

앞서 속초지청은 대검찰청의 납북귀환어부 직권 재심 청구 지시에 따라 속초지청 관할 재심대상자 54명에 대해 전원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이후 법원은 이들에 대한 재심을 차례대로 진행, 이날 32명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서, 54명 전원에 대한 무죄 선고가 모두 마무리 됐다.

앞서 검찰은 "불법구금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됐고 함께 귀환한 다른 선원들의 재심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한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실시한 전수조사에 따르면 1968년부터 1973년까지 속초, 고성 등 동해안 일대에서 조업 중 납북되는 피해를 겪은 어부만 1000여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