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후 사고 위장' 육군 부사관, 첫 공판서 "혐의 모두 부인"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아내를 살해한 후 교통사고로 위장한 혐의로 기소된 육군 부사관의 첫 공판에서 부사관 측 변호인은 또다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강원 춘천 제3지역군사법원은 15일 살인, 시체손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육군 부사관 A씨(47)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부사관 측은 이날 이전 공판준비절차와 같이 검찰의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증인신문에는 숨진 아내 B씨의 남동생이 출석했다. 검찰과 부사관 측 변호인은 숨진 아내의 살해 동기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동생은 “누나가 A씨와 살면서 금전적인 문제로 고충을 토로했다”며 “충동적인 구매를 하면서 누나와 갈등을 빚는 등 재산 관리에 있어서 믿지 못해 경제권을 가져오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2명의 자녀가 있고, 끔직히 사랑했는데 유서도 없이 어떻게 자살을 할 수가 있겠냐”며 “이제라도 죄를 뉘우치고 벌을 받겠다고 하면 유족측도 선처를 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동생의 증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변호인은 “A씨 부부와 같이 살았던 것도 아니고, 주변의 말에 의존 하는 데다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분은 그동안 우울증 증세를 보여 약을 먹었던 것으로 안다”며 “빚 같은 경우 아내 분도 알았을 법한 정황들이 존재해 범행 동기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면서 증인 신문은 2시간을 넘겼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2분쯤 동해시 북평동의 한 도로에서 단독 교통사고가 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가 몰던 싼타페 승용차는 굴다리 옆 옹벽을 들이받아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 B씨가 숨졌다.

B씨 시신에서는 심한 골절상이 확인됐지만 소량의 혈흔밖에 발견되지 않아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사고 전 A씨의 행적이 담긴 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A씨가 아내 B씨를 모포로 감싸 조수석에 태운 뒤 사고 장소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했다.

경찰은 범죄 연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국과수는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을 사인으로 지목했다. B씨의 시신에서 '목이 눌린' 흔적이 발견됐다.

한편 다음 재판은 10월 16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