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된 '속초 청년몰'…예전부터 '철거 vs 보존' 논쟁
철거예산까지 확보…'수산도시 상징' 보존 여론에 리모델링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지난 14일 대형화재로 전소된 강원 속초지역 청년몰 '갯배St'가 옛 속초수협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전부터 제기돼 온 건물 노후화 문제가 화재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속초시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전소되다시피한 '갯배St'는 2020년 4월 옛 속초시 수협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졌다.
속초시수협 건물은 1968년 건립, 벽체와 기둥에 균열이 심해 2010년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속초시는 해당 건물의 철거를 위해 관련예산 6억원까지 확보하는 등 철거 수순을 밟고 있었다.
해당 건물 철거 이후 청년몰 조성과 함께 수산자료관 등 현재 '갯배St'와 같은 문화관광복합공간이 '새로' 지어지는 방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이 같은 철거 전후 계획이 구체화되자 지역사회 일각에서 철거 반대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건물이 '수산도시 속초'의 상징하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철거하면 안된다는 의견이었다.
당시 시의회에서도 철거와 보존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이에 시는 해당 건물 안전재진단을 다시 실시, 보강 후 사용가능 하다는 관련 기관의 의견을 담아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 중소벤처기업 청년몰 공모사업에 응모했다.
이에 2020년 4월 현재의 '갯배St'가 탄생했는데 2년이 갓 넘은 시점에서 대형화재로 잿더미가 됐다.
이날 실시된 합동감식 결과, 불은 갯배 선착장 인근 해안과 맞닿아 있는 데크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소방본부 화재대응조사과 조사분석팀 박정훈 소방경은 "CCTV 확인 결과 최초발화 지점은 청년몰 앞 데크 부분으로 추정된다"며 "감식반이 구획을 나눠 증거물을 수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스프링클러 등 해당 건물에 설치된 화재 예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화재원인 조사 후 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해당 건물에 대한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청년몰 건물 화재는 지난 14일 오후 10시34분쯤 발생했다. 최초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 등은 197명의 진화인력과 31대의 장비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펼쳤다.
불은 자정을 넘겨 15일 오전 2시20분쯤 진화됐다. 화재 발생 당시 해당 청년몰은 휴무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청년몰에 입점한 20개여개 점포를 비롯한 2245㎡, 2층 규모의 해당 건물이 전소되는 재산피해가 났다.
해당 건물은 지방재정공제회 공제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청년몰에 입주해 있는 상인들의 평균 나이는 35세 전후로, 중소벤처기업부 청년몰 공모사업을 통해 2020년 즈음부터 들어온 '청년상인'들이다.
현재는 청년몰 내 20개 점포 중 카페, 공방, 푸드코너 등 14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었고, 나머지 점포 6개는 공실인 상태였다.
해당 청년몰 입주 상인으로 구성된 갯배스트청년협동조합 박현수 조합장은 "한달 벌어 한달을 겨우 사는 상인들이 많아 당장 생계를 막막해 한다"며 "대부분 첫 창업인 분들이 많아 애착도 많았는데 이렇게 돼 황망해한다"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빨리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대체 영업장 마련 부분 등을 시와 논의했다"며 "시에서 최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해주겠다고 해서,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속초시는 청년몰 건물 화재피해 수습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속초시는 이날 오전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이병선 시장 주재로 관련 부서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피해 상인 지원방안, 유관기관 조사 협조방안, 복구를 위한 국비예산 확보방안 등이 논의됐다.
속초시 관계자는 “유관기관 합동으로 구성된 수습대책본부를 구성, 피해 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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