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해도" 강릉엔 '돈쭐 행렬'·옥천 금강변은 '유채꽃 물결'(종합)

화마 떠난 강릉 시장 관광객 '북적' 계룡산 탐방객 8000명 육박
'황사·강풍' 한라산 일부 통제…대구 등 '집콕' 택하기도

주말인 22일 강원 강릉월화거리에서 열린 '강릉산불 피해극복 응원 플리마켓'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2023.4.22/뉴스1 윤왕근 기자
주말인 22일 강원 강릉월화거리에서 열린 '강릉산불 피해극복 응원 플리마켓'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2023.4.22/뉴스1 윤왕근 기자

(전국=뉴스1) 윤왕근 장인수 김태진 이성덕 오현지 기자 = 제53회 지구의 날이자 주말인 22일 극심한 미세먼지 속에서도 전국 일부 관광지와 전통시장 등에는 봄 나들이객으로 가득했다.

다만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주말 '집콕'을 택하거나 영화관 등 실내 나들이를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최근 지나간 화마(火魔)로 관광단지가 잿더미로 변하고 지역경기가 침체됐던 강원 강릉에는 오랜만에 전국 각지의 사투리가 들려오는 등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지역 대표 관광전통시장인 강릉중앙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진입로와 주차장 입구는 긴 줄이 늘어섰고, 시장 내부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관광객들은 시장 명물인 닭강정을 한손에 들고 먹거리 코너를 이리저리 돌며 호떡, 고로케, 탕후루,전병 등 맛집투어를 즐겼다.

부산에서 온 김성연씨(37)는 "강릉 대형산불 뉴스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친구가 살고 있는 강릉으로 가족여행을 왔다"며 "강릉중앙시장 명물이라고 하는 닭강정도 맛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중앙시장 옆 월화거리에는 '강릉산불 피해극복 응원 플리마켓'이 열려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날 플리마켓에는 수제악세서리, 소품, 의류, 디저트 등 강릉지역 50여개 업체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악세서리 마켓에는 연인 관광객이 몰려 아기자기한 커플 악세서리를 맞추며 즐거워했다.

중앙시장 외에도 강릉 경포해변, 안목커피해변, 오죽헌 등에도 나들이객의 발길이 다시 시작됐다. 장칼국수, 짬뽕, 막국수 등 지역 맛집에도 다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강변 유채꽃단지 자료사진.(뉴스1 DB)
충북 옥천군 동이면 금강변 유채꽃단지 자료사진.(뉴스1 DB)

충북 옥천에서는 금강변을 수놓은 유채꽃 물결 속 상춘객들이 추억을 만들었다.

1회 유채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 옥천군 동이면 일대 금강변에는 활짝 핀 유채꽃과 개장식을 보려는 이들로 종일 붐볐다. 상춘객들은 축제장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봄날 주말을 즐겼다.

대전에서 유채꽃 축제장을 찾은 시민 오원미씨(50·대전시 동구)는 "활짝 핀 유채꽃향에 가슴이 설레인다"며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쌓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축제장 일대는 완연한 봄기운을 보이면서 반소매 차림을 하거나 외투를 허리에 두르는 등 상춘객 옷차림도 한껏 가벼웠다. 그러나 '불청객' 황사로 공기질이 나빠져 마스크를 쓴 상춘객들이 많았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시 소재 청남대에는 영춘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오전부터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4000여명이 찾았다. 보은 속리산은 오후들어 가벼운 옷차림을 한 상춘객들로 붐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4278명이 찾아 지난 주말과 비슷했다.

충주 탄금호 중앙탑공원에서는 연인과 가족 단위 상춘객들이 삼삼오오 걸으며 풍경을 즐겼다. 상춘객들이 자전거를 대여해 라딩이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22일 궂은 날씨에도 대전 오월드에 인파가 몰렸다.(오월드 제공)

대전·충남 지역 유원지와 유명산에도 상춘객이 몰렸다.

중부권 남쪽 최대 테마공원인 대전 오월드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6164명이 찾아, 지난주 토요일 방문객 수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전 한밭수목원에도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인 4844명의 나들이객이 봄꽃을 만끽했다.

충남 제일의 명산 '계룡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7841명의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역시 지난주 토요일 같은 시간 7595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1968년 우리나라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계룡산국립공원은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847m)을 중심으로 16개에 달하는 봉우리 사이에 약 10개의 계곡이 형성돼 있다.

계룡산 국립공원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관계 없이 탐방객들이 주말에 계룡산을 꾸준히 찾아 오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낮 대구 전역이 미세먼지에 뒤덮혀 있다. 2023.4.22/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심한 미세먼지 농도 탓에 봄나들이 대신 '집콕'을 택한 시민들도 상당 수였다.

이날 대구 대표관광지인 수성못에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평소보다 적었다. 수성못 인근 카페와 식당도 마찬가지였다. 인근 식당 직원은 "손님들이 테라스에서 식사 하는 것을 즐기지만 오늘은 황사가 심해 테라스 운영을 중단했다"고 했다.

대구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야외 나들이 대신 대신 영화관이나 백화점 등을 찾아 실내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제주에서는 육·해상에 황사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몰아치면서 한라산 탐방로가 일부 통제되고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들이 잇따라 결항되는 등 곳곳에서 불편이 이어졌다.

한편 제53회 지구의 날을 맞아 강원 춘천과 속초 등 지역 곳곳에서 관련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