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 "또 민간에"…예산 준비하고도 놓친 강원도
강원도 "道 외 입찰 없을 것으로 예상…4월 경매 참여하려다"
10년 방치 터미널 매입해 북방항로 재개·활성화 계획 차질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이 경매를 통해 또 다시 민간업체에 낙찰, 이를 매입해 속초항 활성화를 추진하려던 강원도와 속초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3일 강정호 강원도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열린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 경매에서 민간업체인 A사에 낙찰됐다.
서울에 소재한 A사는 부동산개발공급·경매학원·채권회생 등을 다루는 업체로,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로 응찰(5억3800만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속초 북방교역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은 북방항로 운항선사였던 동춘항운이 2000년 건축 후 활용하다가 적자가 누적되면서 소유권이 수 차례 변경돼 왔다.
2015년 중국 자본으로 넘어갔던 해당 터미널의 소유권은 북방항로 중단으로 운영되지 않다가 이후 법원 경매가 진행됐다.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의 경우 항만부지는 국가 소유이지만, 건물은 민간 소유인 이례적인 케이스로, 민간기업의 재정 상태에 따라 운영 여부는 물론, 항만 보안 업무가 부분적으로만 진행돼 지자체가 이를 매입해 운영을 포함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이에 실제 강원도는 상반기 중 해당 터미널 매입해 건물안전진단과 리모델링, 신규선사 유치를 포함한 북방항로 재개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경매에서 또 다시 민간업체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이 같은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강원도는 당초 예산에 해당 터미널 매입을 위해 10억의 예산을 편성·의결했음에도 입찰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뼈 아픈 상황이다.
강원도는 '예산 절감' 차원에서 입찰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다음 입찰에 응하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관계자는 "경매 공고문에 목적(국제여객선터미널 및 여객편의시설)외 사용금지가 명시, 강원도 외 입찰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4월 입찰에 참여하려 했다"며 "민간 낙찰자와의 면담을 통해 경매 물건 포기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올해 당초예산에 해당 터미널 매입을 위해 예산을 편성해 의결까지 했는데, 경매 참여시기를 미룬 도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법률 자문을 통해 하루 속히 문제를 해결하고, 당초 계획대로 소유권을 강원도로 이전하는 절차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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