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강수 시장 벌금 90만 원 선고에 시의회 여야 대립

"시민이 이해할 판결일까" vs "정쟁 말고 본분 지켜야"

강원 원주시의회 전경. (뉴스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원강수 강원 원주시장이 자산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아 직위 상실 형을 면한 가운데, 원주시의회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신교식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원강수 시장에게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확정 시 그 직을 잃게 된다.

원 시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관련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신고 시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실제 규모보다 4억 넘게 과소신고, 채무를 실제보다 4000만 원 더 신고하는 등 허위 재산내역을 선거공보 등에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검찰은 유권자가 후보자 정보를 정확히 전달받아야 하는 점, 선관위의 수차례 재산신고 관련 작성요령 고지에도 허위신고가 된 점 등이 있다며 벌금 150만 원을 구형했다.

원 시장 측은 선관위 직원의 설명실수와 그로 인해 부동산 재산 신고방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점 등의 주장을 담아 무죄 논리와, 유죄여도 직을 잃을 정도는 아니라고 대응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뉴스1 DB)

재판부는 후보자 정보공개절차 등 공직선거법 입법취지를 훼손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정치적 목적과 계획적인 범행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 등의 양형이유를 밝혔다.

선고 후 원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주의와 미흡함으로 36만 시민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오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원주시의원들은 선고 당일 성명서를 내고, “당선 무효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죄를 지었다는 것”이라며 “당선 무효 형을 피했다고 기쁨에 웃음 짓기보다 시민들에게 사죄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 전 시장 캠프 관계자가 상대후보 낙선목적의 허위사실 배포 혐의로 벌금 500만 원 선고받은 적 있는데, 시장이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도덕성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판결을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고, 항소심, 대법원판결에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원주시의원들도 17일 성명서를 내고 반박했다. 이들은 “원강수 원주시장은 판결과 동시에 기자회견에서 엄중히 사죄했다”면서 “그럼에도 마치 사죄하지 않고 기쁨에 웃음을 짓고 다닌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사실을 유포, 당장 중단하고 시민 앞에 엄숙히 사과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또 재판부의 양형 사유를 정확히 확인하기 바란다”면서 “민주당 원주시 의원들은 정쟁을 멈추고 무너져 가는 원주시의 경제를 위해 경제정책과 민생정책에 초점을 맞춰 의원으로의 본분을 지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원강수 강원 원주시장. (뉴스1 DB)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