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목욕시설 철거공사 중 화재 25억 손해’ 건설사 안전책임자 법정구속
-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병원 목욕시설 철거공사 과정에서 과실로 화재를 낸 공사 도급 건설사의 안전관리책임자가 법정구속 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형사 2단독 이지수 판사)은 업무상실화 혐의로 기소된 모 건설사 안전관리책임자 A씨(51)에게 금고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A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일용직 근로자 B씨(48)에게는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3월 20일쯤 강원 원주시의 한 병원 3층 내 목욕시설 철거 공사 중 과실로 화재를 발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결과, 당시 사고는 B씨가 산소절단기 작업 중 생긴 불씨가 2층으로 연결된 배관을 타고 떨어져 전선 등에 붙어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산소절단기 작업의 경우 불씨가 튀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 소화도구 비치, 배관의 구조 및 위치 확인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으나, A씨와 B씨가 이를 게을리 했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화재에 따른 피해금액이 25억여 원이라고 밝혔다.
A씨와 B씨 측 변호인은 화재 발생 방지를 위해 작업 전 먼지 청소, 소화도구 비치,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고, 설계도면으로는 층 사이의 배관 관계도가 나타나 있지 않아, 미리 배관 구조를 파악할 수 없던 점 등을 근거로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배관 내부로 철사를 넣어보거나 내시경과 같은 장비로 촬영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방법으로 화재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변호인은 절단작업 완료시점과 최초 화재발생시점 사이 4시간이 넘는 시간차가 있어 화재발생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도 펼쳤으나, 재판부는 화재감식 및 화재현장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반박했다.
이 판사는 “병원 건물 내 다수의 환자가 밀집해 있어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죄질은 무겁다”면서 “피고인들은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또 “화재로 피해자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들의 경제력과 추산된 피해액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피해를 회복할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A씨는 누범기간 중 범행에 이르렀다”며 “한편 피고인들은 피해복구 작업에 동원, 회복에 일부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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