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계획엔 '2명' 탑승인데 5명 사망…탑승자 보고 누락 가능성

양양공항출장소에 '산불계도 목적·2명 탑승' 보고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한 헬기 사고로 5명이 숨진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 추락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22.11.27/뉴스1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27일 강원 양양에서 산불 계도 비행 중이던 지자체 임차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진 가운데, 당초 비행계획에는 탑승인원이 2명으로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사고 헬기의 비행계획서에는 기장 A씨(71), 정비사 B씨(54)까지 2명이 탑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해당 비행계획서는 이날 오전 8시 51분쯤 기장인 A씨가 양양공항출장소에 유선 통보한 내용을 토대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9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산불계도비행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비행계획서에 2명이 탑승한 것으로 기록되면서 사고 직후 당국은 예상 인명피해 인원을 2명으로 파악했으나, 현장에서는 2명이 아닌 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속초시 설악동에 위치한 계류장 CCTV에도 2명이 아닌 5명이 탑승한 것이 확인됐다.

추가로 확인된 3명의 시신 중 1명은 또 다른 정비사 C씨(25)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2명의 시신은 계류장 CCTV 확인을 통해 '여성'이라는 점만 확인될 뿐 신원이 특정되지 않고 있다.

추가 탑승자에 대한 보고 누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를 마친 뒤 추락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에서 헬기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 인력 40여 명과 장비 16대를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소방은 속초시 산불 진화용 임차헬기의 사고로 잠정 파악 중이며, 사고 헬기에 2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양양군 제공) 2022.11.27/뉴스1

이에 이날 사고조사에 돌입한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이 같은 부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 관계자는 "장비 결함과 조종사 실수, 기상여건 등 사고원인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탑승자 누락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 과정에서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산에서 속초시와 고성군, 양양군의 공동 임차헬기가 추락, 현재까지 5명이 숨졌다.

이들은 사고 헬기 내부 쪽에서 발견됐다. 소방은 기장 A씨(71), 정비사 B씨(54), 부기장 등 남성 3명의 시신과 여성 2명의 시신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방은 사고 헬기가 속초 계류장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은 헬기 업체를 통해 계류장 폐쇄(CC)TV 등을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신원 확인에 나서고 있다.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인근 야산에서 지자체 임차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진 가운데, 김진태 강원도지사(왼쪽 세번째)가 소방당국으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있다.(양양군 제공) 2022.11.27/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사고 헬기는 추락과 함께 대부분 파손됐고, 추락지점에선 화재가 발생했다. 또 이 불은 주변 산불로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쯤 사고지점 주변 야산에 불이 붙었고, 이 불은 2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은 인력 100여 명과 장비 20여 대를 동원했다.

사고 헬기는 담수능력이 1800리터인 S-58T 기종으로 중형급 헬기다. 사고 당시 이 헬기는 산불예방 활동 차원에서 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