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빵 싫은데 안 먹어도 되나요” 학교비정규직노조 파업 급식실에 '밥 대신 빵’
강원 학교 비정규직 7446명 중 1640명 파업 참여
학교 683곳 가운데 316곳 빵과 우유, 도시락으로 대체
-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강원 지역을 비롯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급식 종사자들이 자리를 비운 학교는 빵과 음료가 대신 제공됐다.
25일 오전 11시 40분쯤 강원 춘천시 석사동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 밥과 반찬 등으로 가득해야 할 급식실 조리대는 텅 비었고 총파업에 대비해 학교에서 마련한 빵과 과일 음료가 책상에 놓여 있었다.
해당 학교는 초등학교 433명, 병설유치원 원생 27명 등 총 460명 어린이 및 학생이 있다. 조리사들은 총 7명이지만 이 가운데 6명이 파업에 참여해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조리사 대신 자원봉사를 나온 지역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이날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급식 배식을 도맡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만 4세 아이들부터 차례대로 급식실에 도착했다. 학생들은 손 소독을 하고, 평소처럼 식판을 들고 조리대로 가는 대신 봉투에 담긴 빵 2개와 귤, 음료를 받아 들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배부르면 다 안 먹어도 되고 싸가지고 가도 된다”고 알렸다. 한 어린이는 “단팥빵 싫어하는데 안 먹어도 되냐”고 묻기도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일수록 빵 대신 집에서 도시락을 싸 왔다. 학생들은 부모님이 싸준 2단 도시락을 꺼내 맛있게 먹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는 총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 7446명 가운데 1640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전체 학교 683곳 가운데 316곳은 빵과 우유, 도시락 등으로 급식을 대체했으며, 38곳은 학사 일정을 조정해 급식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다만 초등돌봄전담사는 전체 390명 가운데 34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이에 돌봄교실 390곳 중 34곳이 정상 프로그램을 하지 못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파업대책을 세우고,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파업관련 내용과 협조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알리도록 안내했다”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학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학교 교육활동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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