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가자" 택시 탄 40대, 흉기 꺼낸 뒤 "돈 내놔"…택시 직접 몰기도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택시 기사를 흉기로 협박한 뒤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40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상곤)는 8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0대)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8월6일 오전 0시20분께 전북 임실군에서 택시 기사 B 씨(60대)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 15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그는 테이프로 B 씨를 택시 조수석에 결박한 뒤 빼앗은 카드로 은행에서 현금 89만원을 인출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임실에 가자'며 전주에서 B 씨의 택시에 탑승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택시가 임실에 도착하자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꺼내 B 씨를 위협, 현금 15만원을 빼앗은 뒤 직접 택시를 몰고 다시 전주로 돌아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시외버스를 타고 전주에서 인천으로 도주한 A 씨를 인천의 모처에서 긴급체포했다.

수사기관 조사에서 A 씨는 "생활고 때문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택시 기사가 '피고인이 얼마나 어려웠으면 범행을 저질렀을까 안타깝다'는 취지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보통 사람이라면 심야에 승객으로부터 강도행각을 당한 것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피고인은 천사와 같은 택시 기사님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비록 피해자가 용서를 했다고는 하지만 피고인의 범행은 너무 위험하고 험한 행동으로, 매우 중한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피고인이 과거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 여러 가지 사정과 양형 기준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