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국민들 큰 슬픔에 재난 트라우마 우려"
이상열 전북정신건강복지센터장 "사고장면 반복 시청 말길"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이틀 내내 무안 여객기 사고 뉴스만 봤어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퍼서 잠도 못 자고 몇 번이나 깼는지 몰라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로 탑승객 179명이 숨지며 한국이 슬픔에 빠졌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이들 중 전북지역 거주자는 6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고 내용을 접한 시민들은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사고 충격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29일 오전부터 뉴스를 봤다는 익산시민 안 모 씨(51)는 "잠을 못 잤다"며 "(내) 지인이나 가족들이 사고를 겪진 않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라 황망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전주시 인후동에 거주하는 이 모 씨(58)도 "지인이 탑승자 명단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부터 머릿속이 너무 멍해서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힌다"며 "이틀 내내 뉴스만 봤더니 동체 착륙하는 사고 비행기 영상이 계속 떠올라서 힘들다. 이제 뉴스도 그만 보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재난 트라우마가 우려되자 전문가들은 언론에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또 재난의 실질적 당사자인 생존자와 유족, 현장 의료진‧소방‧경찰 등의 인력, 사고를 지켜본 국민들을 3가지 그룹으로 나눠 2차 외상을 받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전북자치도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보다 슬픔이 클 유족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가지고 있는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위안을 얻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또 사고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도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잠을 못 자거나 사고의 반추, 과각성, 심장 두근거림 등의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경험한 분들이 있다면 조기에 빨리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뉴스를 통해 사고를 접한 국민들 또한 반복적인 뉴스 시청을 자제하고,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만 보길 바란다"며 "사고 장면을 지나치게 반복해서 볼 경우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센터장은 또 "재난 트라우마를 겪을 경우 각 지역에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 자체가 서로 연결하고 연대해서 이렇게 큰 국가적 재난과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합의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분명하고 체계적인 지원체계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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