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들 울렸다…깡통주택으로 '전세사기' 친 일당
[2024 전북 10대 뉴스] ④ '무자본 갭투자'로 170억대 전세사기
- 장수인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기자 = 올해 전북자치도에서 벌어진 173억 원대 대규모 전세사기는 20‧30대 사회초년생 230여명을 울렸다.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벌인 거액의 범행은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등이 짜고 치며 꽤 치밀하게 이뤄졌다.
이 사건은 지난 6월 "수천만 원 상당의 다가구주택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자 C 씨의 고발장이 전주완산경찰서에 접수되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C 씨의 고발장에는 임대인 A 씨가 소유한 다가구주택이 지난 2월 경매에 넘어가면서 8500만원 상당의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A 씨가 임대했던 다가구주택은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임대차보증금을 정상적으로 반환할 능력이 없는 일명 '깡통주택'이었다.
고발장에 따르면 A 씨는 다가구주택 외에도 수십여채의 연립주택을 갭투자 방식으로 소유하고 있었다. 이는 C 씨와 같은 피해자들이 더 나타날 것이라는 예견으로 이어졌다.
실제 피해자들은 조금씩 늘어났다.
경찰은 즉시 사건을 모았다. 전주완산경찰서와 전주덕진경찰서로 접수된 사건을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병합해 들여다 봤다.
경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지 두 달여 만에 피해자들은 190명(14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A 씨는 전세자금을 돌려달라는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겠다. 곧 대출이 나온다"고 회유하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지난 8월 "돈을 못 준다"며 되려 피해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은 수개월여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10월 말 이들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2020년 7월 23일부터 올해 6월 22일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주지역의 구축빌라 19채를 차명으로 매입했다.
그는 범행을 위해 지역에서 비교적 저렴한 구축 빌라를 순차적으로 매입했다. 이후 중개법인을 설립하고, 청년층을 타깃으로 삼아 리모델링한 일부 호실을 모델하우스로 보여주면서 계약을 유도했다.
A 씨의 범행은 꽤 치밀했다. 부동산 중개조(6명)와 명의 수탁자(7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A 씨 등 주범 2명을 재판에 넘겼다.
박호전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전세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서 집값 시세를 확인하고 등기부등본을 통해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며 "다가구주택 건물인 경우 다른 임차인의 계약 내용을 세심하게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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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탄핵 등 다사다난했던 2024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 전북에서는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고,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하반기에는 하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서면서 전북자치도는 뜨거워지고 있다. 는 올 한 해 전북자치도를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해 3일에 걸쳐 나눠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