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도 힘든데…" 전북 '기부 한파'에 식어가는 '사랑의 온도'

'희망 나눔 캠페인' 홍보에 시민들 무관심

전북 사랑의열매 관계자들이 24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오거리문화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앞에서 나눔캠페인 참여 홍보를 하고 있다. 2024.12.2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신준수 기자 = "먹고 살기도 힘든데 기부까지 할 처진 아닌 것 같네요."

24일 오후 2시께 전북 전주시 오거리문화광장 사랑의 온도 탑 앞. 한명규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비롯한 사랑의열매 직원 10여명이 '2025 희망 나눔 캠페인' 홍보를 펼치고 있었다. 직원들은 연신 '100도 달성 함께해요'란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에게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시민들 반응은 냉담했다. 길을 지나던 시민 대부분이 기부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피켓 내용을 잠시 들여다보던 시민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을 떠나기 일쑤였다.

기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올해 새로 설치한 키오스크도 시민들 발걸음을 멈추진 못했다.

인근을 지나던 김모 씨(23)는 "사랑의열매에서 기부 캠페인을 한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며 "딱히 기부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임모 씨(32)도 "기부가 저조하다는 뉴스를 보긴 했다. 하지만 나 하나 먹고 살기도 힘든 시기에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며 광장을 떠났다.

전북 사랑의열매 관계자들이 24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오거리문화광장에서 사랑의 온도탑 희망 2025 나눔캠페인 참여 홍보를 하고 있다. 2024.12.2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이처럼 경기침체와 시민들의 무관심 등으로 올해 '사랑의 온도 100도'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북의 캠페인 모금액은 34억 8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4% 수준이다. 이에 기부 현황을 나타내는 온도 탑의 사랑의 온도도 작년 이맘때보다 2도 가량 못 미치는 30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인 67.3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현금 기부 건수 역시 2923건으로 전년 3300건 대비 10% 이상 부족한 등 '기부 한파'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회장은 "지난해에도 불경기로 인해 목표 모금액 달성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까지 겹쳤다"며 "특히 전북 같은 경우 도내 기업이 적다 보니 이번 캠페인도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남은 캠페인 기간 지속적인 홍보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100도 달성에 힘쓸 것"이라며 "도민 여러분도 따뜻한 정을 이웃과 나눌 수 있도록 기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시작한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2025 희망 나눔 캠페인'은 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캠페인 목표 모금액은 116억 1000만 원이다.

sonmyj03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