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서 조심하라 연락…한국 떠나야 하나" 외국 유학생들 불안
일부 국가서 '여행위험국가' 지정…"가족이 괜찮냐 물어"
-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신준수 기자 = "대사관에서 조심하라는 연락이 왔어요. 정말 괜찮은 거죠?"
여행과 유학 등의 이유로 전북지역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일 이후 한국이 '여행위험국가'로 지정되면서다.
실제 일부 국가들은 한국을 여행위험국가로 지정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들은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했으며, 미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네덜란드, 필리핀, 독일 등은 한국에 체류 중이거나 방문 예정인 자국민에게 경계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여행을 위해 전주에 온 일본 국적 요시다 씨(25)도 걱정이 크다. 그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 4일 한국에 입국했다.
요시다 씨는 "한국에 오기 전날 계엄 소식을 들었다"며 "오래전부터 잡힌 일정이라 그냥 오긴 했지만, 일본 뉴스에서도 '되도록이면 한국에 가지 마라'는 내용이 보도돼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할까 고민도 했었는데 이번 사태 이후로 그런 생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구잘 씨(22‧유학생)도 "부모님께서 한국의 계엄 사태를 듣고 '너는 괜찮냐'며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는 연락이 왔다"면서 "다행히 별일 없이 지나가긴 했지만, 처음으로 한국에 있기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전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프랑스 국적 코렌틴 씨(22)는 "프랑스 대사관에서 '시위를 멀리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또 프랑스에 있는 친구들한테 '괜찮은 거냐'는 문자를 받기도 했다"면서 "현재는 계엄이 해제되기도 했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진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계엄 소식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한국 역사에 대해 아는 한, 이 나라의 대통령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전쟁이 임박한 상황이 아니지 않냐"며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거리에 나와 시위하는 한국인들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7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 2시간 30여분 만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고, 윤 대통령은 계엄선포 6시간 만에 이를 해제했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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