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값 오르는데 긴 겨울 추위 걱정"…취약계층 덮친 '한파'
연탄 1장당 평균 800원에서 900원 가까이 올라
전북 5000여 연탄 세대, 본격적인 겨울 추위에 '한숨'
-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왼주=뉴스1) 장수인 신준수 기자 = "연탄만 보면 한숨만 나와요. 올해 겨울은 긴 추위가 이어진다는데 어떻게 지내야 할지 걱정이에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도까지 내려간 지난 29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만난 안영애 씨(72)가 집 창고 한편에 쌓아둔 연탄을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본격적인 겨울날 추위가 시작되면서 안 씨가 지적장애 딸과 함께 생활하는 2~3평 남짓한 공간은 발을 내딛기가 무섭게 찬 기운이 느껴졌다. 밖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을 막기에는 벽이 너무 낡고 얇은 탓이었다. 실제 곳곳에서 새어 들어오는 찬바람에 집 안은 한기가 가득했다.
올겨울 긴 추위가 이어진다는 소식에 안 씨는 벌써부터 걱정이다.
지난해까지 평균 800원씩 하던 연탄값(1장 기준)이 올해 들어서는 100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안 씨는 자신이 바느질 일을 해서 발생한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다. 한 달 한 달 생활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3급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딸이 인근의 카페에서 일을 하지만 딸이 받은 월급은 모두 저축을 한다. 나중에 딸의 결혼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크게 오른 연탄값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안 씨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연탄을 보며 걱정을 쏟아냈다.
안 씨는 "딸이 벌어온 돈은 나중에 결혼자금으로 주려고 적금하고 있고, (내가) 바느질해서 번 돈이 생활비의 전부라서 겨울만 되면 난방비 부담이 크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11월 들어서부터 갑자기 너무 추워지다 보니 올해는 지난해보다 연탄도 조금 일찍 때는 것 같다"며 "추워도 조금 참아볼까 했지만 딸이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올겨울을 어떻게 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안 씨가 딸과 함께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최소 1300장의 연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집 창고에 쌓여있는 연탄은 읍사무소와 전주연탄은행에서 받은 600장이 전부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연탄은행의 도움을 받아 600장 정도 지원을 받고 있지만, 겨울을 나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춥고 배고파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전주연탄은행에 따르면 전북 내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는 5000여 가구로, 그중 전주에는 300여 가구가 연탄을 사용하며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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