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울어…진짜 고생했어" 가족 품에 안긴 수험생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전북 전주시 호남제일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이 마중을 나온 어머니와 포옹 하고 있다. ⓒ News1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왜 울어. 우리 딸 고생한 거 다 아니까 괜찮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후 4시 30분께 전북 전주지구 제15시험장인 호남제일고등학교 정문 일대는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학부모 등 가족들로 북적였다.

한때 내리던 비가 조금씩 굵어지기도 했지만, 학부모들은 우산을 쓴 채 30분이 넘는 시간을 서서 묵묵히 아이들을 기다렸다.

수험생 딸을 기다리던 박 모 씨(40대)는 "그동안 고생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설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고생했다' 한마디만 건넬 생각이다"고 말했다.

10여 분의 시간이 흐르자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하나둘 정문을 빠져나왔다.

시험을 마치고 뛰어나오던 김 모 양은 가족의 얼굴을 보자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웠다.

김 모 양은 "수학에서 헤매긴 했어도 대체로 잘 본 것 같다"며 "아쉬움은 이 순간을 끝으로 털어내고 부모님이랑 맛있는 저녁을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 한 모 씨(40대)는 "딸이 밝은 표정으로 나와 다행이다"며 "고생했으니, 딸이 원하는 맛있는 저녁을 사주겠다"고 말했다.

눈물을 터뜨리는 수험생도 있었다.

한 학생이 '영어에서 놓친 문제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에 그의 부모는 '왜 울고 그래. 우리 딸 고생한 거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라며 딸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홀로 택시를 기다리던 박 모양은 "시험이 끝나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을 보면 눈물을 흘릴 것 같아서 일부로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며 "생각보다 시험을 잘 봐서 집에서도 눈물은 안 흘려 될 것 같다"며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전북에서는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김제 등 도내 6개 시험지구, 총 66개 시험장에서 1만7041명이 시험을 치렀다.

sonmyj03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