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쪼개 수의계약 한 전북소방본부…알고보니 부부 업체"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전북자치도 소방본부가 수의계약을 하면서 특정업체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같은 행사를 하면서 부부 업체에게 쪼개기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나 투명성이 훼손됐다.

김성수 전북자치도의원은 지난 12일 소방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의계약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소방본부의 수의계약 건수가 2022년 24건에서 2023년 72건으로 200% 이상 급증했다"며 "특정업체에 수의계약이 집중되고 있는 점은 매우 큰 문제"라고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소방기술경연대회 관련 수의계약에서 무대 설치용역비와 천막 임차 용역비를 각각 2000만원 이하로 나눠 계약했다.

이러한 계약은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에 따라 2000만 원 이하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악용한 ‘쪼개기 계약’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무대 설치와 천막 임차를 맡은 두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을 보면 모두 소방기술경연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행사 대행업체다.

김 의원은 “같은 행사에서 동일 업종의 업체가 쪼개기 수의계약을 한 것도 문제지만, 이들 업체 대표가 부부라는 사실은 더욱 심각한 공정성 위반”이라며 “한 행사에 부부의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참여한 것이 과연 도민의 피 같은 혈세로 할 수 있는 공정한 계약인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2022년도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도 40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800만 원씩 나눠 5개 업체에 천막, 의자, 무대설치 등 각각 쪼개기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마치 자동차를 구매할 때 엔진, 핸들, 타이어를 각각 따로 구매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2022년도 소방기술경연대회의 쪼개기 계약을 체결한 5개 업체 중 한 업체는 2023년에도 수의계약에 참여한 부부 업체 중 한 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수 의원은 “소방본부는 수의계약 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명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동안 화재와 구조업무에 헌신해 온 만큼 행정사무감사에서 비교적 강도 높은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수의계약은 도민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