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보고싶은 내 아들, 성공일 소방교…국가가 기억해줘 감사"
5일 임실 119안전체험관서 순직 소방 공무원 추모시설 제막식 열려
지난해 3월 순직 고 성공일 소방교 포함 전북 순직 소방관 16명 추모
- 신준수 기자
(임실=뉴스1) 신준수 기자 = “아들의 순직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국가가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고맙습니다.”
지난해 3월 전북자치도 김제시 화재 현장에서 70대 할아버지를 구조하던 중 순직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를 떠올리며 아버지 성용묵 씨(53)가 한 말이다.
5일 전북자치도 임실 119안전체험관에서 열린 추모시설 제막식 행사에 참석한 성용묵 씨는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을 보며 “아직도 아들이 순직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쏟아냈다. 떨리는 목소리에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뭍어 있었다.
이날 문을 연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시설은 도내 소방 공무원 16명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장소다. 앞서 전북자치도소방본부는 성 소방교 사고를 계기로 지난 4월부터 추모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제막식 행사에는 순직 소방 공무원 유가족 14명과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 이오숙 전북자치도소방본부장, 동료 소방 공무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엄숙한 가운데 진행됐다. 순직 소방관들을 위한 추모행사가 진행될수록 눈시울이 붉어지는 유가족들의 모습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소방관들 또한 순직한 동료를 떠올리며 많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시종일관 곧은 자세로 행사장을 지켰던 성용묵 씨는 “아들이 소방관 시험을 오래 준비해서 그런지 합격할 때도 정말 기뻐했다”며 “아들은 항상 일이 재밌다면서 퇴근 후에 아내와 나에게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말해줬었다”고 생전 아들의 모습을 회상했다. 그리고 “아들이 순직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말끝을 흐렸다.
전북자치도와 전북소방본부에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성 씨는 “지자체와 소방본부가 순직한 소방관을 잊지 않고 챙겨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런 마음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 공무원들에게 닿는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 공무원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개선도 요구했다.
그는 “소방대원들이 구조 대상에게 폭행당하는 등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시민들이 자기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소방관을 배려하고 사랑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은 매년 소방의 날(11월 9일)과 병행해 순직 소방 공무원을 위한 추모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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