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호' 의료관광코디네이터의 조언…"지역 병원들 연대로 시너지"

[전북 의료관광의 현주소는? ③]…김종원 대자인병원 전 센터장 인터뷰
"인지도·인프라 부족 한계…지역사회 연계와 정부·지자체 지원·관심 절실"

편집자주 ...의료서비스와 휴양·레저·문화 활동이 결합한 '의료관광'은 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북의 경우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뉴스1 전북본부는 전북 의료관광의 현재와 성장 가능성에 대해 3편으로 나눠 살펴봤다.

김종원 효사랑병원메디컬그룹 센터장.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의료관광은 관광객의 체류 기간이 길고, 체류 비용이 커 세계적으로 국가성장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여전히 관련 산업 불모지나 다름없다. 부족한 의료시스템이나 인프라, 접근성 때문이다.

하지만 불리한 여건을 뚫고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노력하는 곳이 있다. 바로 전주 대자인병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종원 효사랑병원메디컬그룹 센터장(54)이 있다.

김종원 센터장은 최근까지 대자인병원 국제진료센터와 진료협력센터에서 센터장을 겸직하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현재 김 센터장은 효사랑병원메디컬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대자인병원과 협업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자리는 옮겼지만, 대자인병원 등 지역 의료계와 연계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일을 하는 것은 변함없다"며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전북대·원광대병원과 전북병원협회 등과 함께 전북 의료관광 활성화와 해외 사업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대자인병원은 개원한 이래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지역사회와 꾸준히 노력해왔다. 특히 2018년 전주시 등과 함께 전주역과 마중길, 한옥마을을 연계하는 '힐링 의료관광특구' 사업의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이후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국제진료팀을 창설해 몽골과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에 현지 인력을 파견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시스템이 구축된 상태다. 하지만 사업 초기 힘든 점도 많았다. 한국 의료관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이를 홍보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김 센터장은 "현지 병원을 찾아가 해외지사 사무실을 설립하고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의료관광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대자인병원에서 만든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홍보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며 "이후 원격 진료 사업과 온라인 상담을 진행했다. 또 정기적으로 병원 의사들과 함께 해외로 나가 현지에서 피부미용 시술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원 센터장과 국제 의료관광코디네이터 과정 수료자들(김종원 센터장 제공)/뉴스1

현재 대자인병원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으로 한 글로벌 의료관광 허브를 꿈꾸고 있다. 원격진료를 통한 현지 외국인 환자 상담을 통해 국내 병원으로의 방문을 유도하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또 세계최초 양의학과 한의학, 중의학, 인도아유르베다를 통합한 치료법을 내세우고 있다. 환자의 신체적·정신적·영적 치유를 이끌어 내는 치료법은 외국인들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19년 1784명이었던 대자인병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는 2020년 4214명, 2021년 3424명, 2022년에는 5848명으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의료관광코디네이터 '전북 1호' 출신인 김 센터장의 이력과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의료관광코디네이터는 외국인 환자 유치와 관리, 의료관광 상담, 행정업무, 의료 및 관광 서비스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외국인 환자의 진료부터 퇴원 후 상태 관리 등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학지식과 관련 업무 경험도 필수적이다.

김 센터장은 "타국에서 같은 국적의 사람이 맞이해 줄 때 마음 편하게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외국인 환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유치 활동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 등을 토대로 국내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를 양성·채용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이 생각하는 의료관광 산업은 '블루오션'이다. 하지만 해결해야할 숙제는 많다. 대표적인 것이 부족한 인지도와 인프라, 예산 등이다

김종원 센터장은 "의료관광 산업을 육성하려는 지역사회의 많은 노력이 있지만, 전북은 인지도와 인프라, 투자 예산 등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정부 예산을 획득하는 데도 타지역의 병원들에 밀려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의료계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서로 연계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작지만 시너지를 내고 있어서 전북 의료관광 장래는 무척 밝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의료관광 산업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의 더 균형 있는 예산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