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단풍이지만”···정읍 내장산 가을 탐방객으로 인산인해
24일부터 물든 단풍…포토존 ‘우화정’ 등 관광객 발길 북적
국립공원공단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 11월17일 주요 시설물 점검
- 신준수 기자
(정읍=뉴스1) 신준수 기자 = “단풍이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해 아쉽긴 해도 화창한 날씨에 나들이 하니 행복하네요.”
26일 오후 2시께 전북 정읍시 내장산 입구에서 만난 황 모 씨(51)의 말이다.
도내 단풍 명소로 꼽히는 내장산은 폭염과 늦더위로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지난 24일부터 단풍을 개시했다.
이날도 나뭇잎 대부분이 초록빛을 띠며 단풍 절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지만, 최고기온 26도의 화창한 날씨가 등산객들의 아쉬움을 달래줬다.
내장산 등산객들은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기 전,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연못 안 우화정을 찾아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우화정으로 향하는 돌다리는 정자와 내장산을 한 장면에 담을 수 있어 인생 사진을 건지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경남 진주에서 온 박 모 씨(42)는 “케이블카를 타러 가다가 풍경이 너무 멋져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며 “집에서 쉬고 싶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끌고 데려왔는데 우화정 절경에 (나보다) 더 신나 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1인 기준 왕복 1만원을 내면 탈 수 있는 케이블카는 가벼운 차림으로 산행에 나선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빠르게 정상부로 갈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탑승 중 창문으로 보이는 내장산의 산세 덕분에 케이블카 안에서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전주에서 온 대학원생 안 모 씨(24)는 “평일이 너무 지치고 힘들다 보니 쉬는 날 힐링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내장산에 오게 됐다”며 “산 초입부터 단풍이 들지 않은 모습에 조금 실망했지만, 케이블카에서 한눈에 바라본 내장산 풍경에 막혀 있던 속이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기운을 받아 다음 주도 잘 이겨내고 싶다”고 말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린 사람들은 연자봉과 장군봉과 같은 정상이 아닌 완만한 산행으로 도착할 수 있는 전망대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전망대는 가장 좋은 위치에서 내장산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어, 산을 등지고 사진을 찍거나 잠시 앉아 산세를 바라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매년 내장산을 찾는다는 임 모 씨(37)는 “전망대에 앉아 고요한 산을 바라보는 게 산을 찾는 목적”이라며 “이곳에 앉아 멍하니 산을 보고 있으면 근심이 사라지는 것 같다. 단풍이 절정이 오를 때 다시 찾아서 이 풍경을 한 번 더 느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공원공단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는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을 맞아 지난 19일부터 내달 17일까지 단풍철 탐방객 집중에 대비해 전체 탐방로(17개 관할 구간, 45.12㎞) 및 화장실 등 각종 탐방객 주요 접점 시설물을 점검한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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