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임사부' 임경수 정읍아산병원장, 퇴임 후 보건지소장으로 근무

“인술 베풀며 여생 보내겠다”…1일부터 정읍 고부보건지소장 근무

임경수 전 정읍아산병원장

(정읍=뉴스1) 박제철 기자 =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의료계 거장, 일명 '닥터 임사부'로 널리 알려진 임경수 전 정읍아산병원장이 퇴임 후에도 시골에 남아 지역 주민을 위한 의료 봉사를 이어간다.

전북자치도 정읍시는 최근 지역 종합병원인 정읍아산병원을 퇴임한 임경수 병원장을 정읍시 보건소 고부면 보건지소장에 임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임 전 병원장은 11월 1일부터 근무한다.

정읍시는 최근 의과 공중보건의사의 지속적인 감소로 15개 보건지소를 6명의 공중보건의사가 순회진료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성질환 관리와 같은 지속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주민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 가운데 임 전 원장의 임용에 큰 희망을 전하고 있다.

임 전 병원장을 임용한 것은 공중보건의사가 파견되는 의료취약지역에 선제적으로 시니어 의사를 보건지소장으로 채용해 의료진을 확충한 전국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임경수 전 병원장은 대한응급의학회 창립멤버이자 한국형 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한 의료계 거장으로 꼽힌다.

임 전 원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외과 전문의를 딴 다음 1989년도 응급의학과를 개설하고 같은 해 12월 대한응급의학회를 주도적으로 창립을 했다.

이후 1996년도 서울 아산병원(용산)에 응급의학과를 개설하고 그곳에서 30년 근무하다가 지난 2021년 아무 연고도 없는 정읍으로 내려왔다.

임 전 원장이 정읍에 온 것은 '시골, 농촌에서도 응급의료 서비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뜻도 있었고 또 의료인으로서 의술을 베푸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지역이든 개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임 원장이 정읍 아산병원에서 근무한 시간은 3년 남짓.

최근 병원장에서 퇴임한 그는 자신의 길을 다시 정했다. 떠나는 대신 정읍에 남는 것이었다. 지역 주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서울에서의 편한 생활, 거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인술을 베풀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오랜 다짐에 시골 보건지소장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임 전 병원장은 11월 1일부터 고부보건지소에서 주 4일(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또 젊은 의료진과의 협업·멘토링을 통해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며, 보건지소 내 의료 시스템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학수 시장은 “임경수 전 병원장의 헌신 덕분에 정읍의 공공의료가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며 “수도권 대도시 수준의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jc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