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트럭 안 '백골 시신'…경찰은 왜 발견 못했나

(익산=뉴스1) 강교현 장수인 기자 = 불에 탄 채 장기간 방치됐던 트럭에서 백골 상태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이 부실 대응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이 앞서 해당 트럭을 수색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경찰은 폭우로 침수된 트럭 안과 밖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진흙까지 뒤덮여 있던 상태여서 발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전북자치도 익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익산시 망성면의 제방 하천부지 인근에 방치된 트럭에 백골 시신이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불에 타 왼쪽으로 전도된 1톤 트럭을 발견했다. 또 운전석에서 백골 시신도 발견했다. 백골 시신은 대부분 탄화돼 있었고, 시신 일부가 운전석 안전벨트에 걸쳐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경찰은 시신에 안전밸트가 매여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사망자가 범죄에 연루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신원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검사 등을 의뢰한 상태다.

또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지난 7월 이미 해당 트럭을 수색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7월 20일 "하천에 오래 방치된 차량이 있다. 한 달 이상 거기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됐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현장에 나간 망성파출소 A 경감 등 2명은 불에 탄 트럭을 직접 확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당시 백골 시신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A 경감 등은 차적 조회를 통해 트럭이 김제에 거주하는 B 씨(60대)의 트럭으로 확인까지 했다. 그러나 B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해당 트럭이 방치됐다고 판단, 익산시청에 문의해 견인하겠다는 안내를 받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이에 애초 경찰이 부실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7월 10일 망성면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B 씨의 트럭이 폭우에 침수되면서 애초 트럭화재로 탄화 상태가 된 시신을 발견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해명했다. 또 트럭 앞뒷면과 내부로 자란 수풀로 인해 당시 현장에 나간 A 경감 등이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A 씨의 트럭이 망성면 일대가 폭우로 침수되기 전 불에 탄 것으로 추정한다"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