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복통·설사해" 맛집 업주들 협박 1억원 뜯은 '장염맨' 실형

재판부 "죄질 좋지 않아, 실형 불가피"…징역 3년6개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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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전국 각지의 음식점에 '식사 후 장염이 걸렸다'는 협박 전화를 걸어 1억원을 뜯은 일명 '장염맨'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제5단독(판사 박상곤)은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0)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올 4월까지 약 10개월간 전국에 있는 음식점 업주 등 피해자 460여명으로부터 1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 씨는 인터넷으로 지역별 맛집을 검색한 뒤 전화를 걸어 "일행과 밥을 먹고 배탈이 나 고생했다. 보상해 주지 않으면 관청에 신고해 행정조치를 받게 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가 전화를 건 음식점은 하루 평균 10~20곳, 30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화를 받은 음식점 업주들은 피해를 볼까 두려워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A 씨의 계좌로 돈을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일명 ‘장염맨’이라고 불렸던 그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힘든 시기를 겪었던 지난 2020년쯤에도 동종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확인됐고, 출소한 지 두 달만의 다시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출소 이후 올해 3월까지 29번에 걸쳐 전화번호를 교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는 휴대전화를 끄기도 했다.

수사기관 조사에서 A 씨는 "출소 후 숙박비와 치아 치료비 등 생활비가 필요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범죄 수익금을 생활비와 인터넷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 받았고 누범기간 중임에도 불특정 다수의 음식점 업주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게다가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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