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늦어진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내달 착공…이번엔 속도 내나?

동부건설 컨소시엄 시공사로 선정, 500병상 규모 2028년 개원
착공 전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물고사리' 이전 선행 등 과제

군산시 사정동 일원에 들어설 군산전북대병원 조감도. 2024.9.15/뉴스1

(군산=뉴스1) 김재수 기자 = 부지 선정 등의 문제로 14년째 터덕거려 온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사업이 10월 착공과 함께 속도를 낼 전망이다.

15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시공사로 선정된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이달 중에 계약을 마무리하는 대로 다음 달 본격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40여 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28년 개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립 사업비는 당초 189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감염병 등 의료 환경 급변화에 따른 추가시설 반영과 건설단가 인상 등으로 사업비가 3301억원으로 대폭 증액됐다.

군산전북대병원은 군산시 사정동 일원 10만9000여㎡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0층, 500병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 규모로 건립된다.

이곳에는 심뇌혈관센터와 소화기센터, 국제진료센터, 건강증진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연구지원센터, 장례식장 등의 부대 시설이 들어선다.

현재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와 건축허가를 마쳤으며, 시공업체로 선정된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 첫 부지 '백석제' 환경문제로 무산되면서 꼬여

군산전북대병원은 지난 2010년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2020년 개원을 목표로 500병상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2년 부지로 선정한 옥산면 당북리 백석제 일대에서 멸종위기야생식물(2급)인 독미나리와 희귀 북방계 식물인 양뿔사초 등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건립 사업이 꼬이기 시작했다.

환경단체들이 "백석제가 중요한 습지의 조건을 대부분 가지고 있어 자연 그대로 시민들에게 휴식과 학습‧연구의 장으로 돌려주어야 한다"며 부지 변경을 강력히 요구한 것이다.

결국 지난 2015년 11월 새만금지방환경청이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고 병원 측은 대체 부지확보에 나섰다. 이후 주민들의 접근성과 확장성, 환경영향평가 등의 인·허가 용이성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지금의 부지로 정했다.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군산 백석제 역사·문화가치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북환경단체 회원들이 군산전북대병원 부지 변경과 백석제 국가지정문화재 등록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5.4.6/뉴스1 ⓒ News1

◇ 착공 전 '물고사리 이전' 등 해결 과제 남아

지난 5월 병원 건립을 위한 시공업체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우선 다음 달 착공 일정을 맞추려면 지난해 발견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물고사리' 이주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물고사리' 이주가 이뤄져야 사업 추진을 승인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개체가 많지 않고 이미 병원 부지 일부를 이전 대상지로 물색해 놓은 터라 이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달여 가까이 신임 전북대병원장에 대한 임명 지연도 사업 추진에 우려를 낳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지난 7월 17일 차기 병원장 임용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후보자를 교육부에 복수 추천했지만 교육부는 두 달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7월 29일로 임기가 종료된 유희철 병원장이 새로운 병원장 임명 전까지 업무대리를 맡고 있지만 지난 2월부터 이뤄진 전공의 집단 사직 등으로 응급실 치료 제한과 외래 진료 축소 등이 계속되면서 병원의 경영 여건도 악화되고 있어 자칫 건립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 의료서비스 반영한 시설 갖춰…지역민 기대감

군산전북대병원은 군산지역의 중증 환자와 응급환자의 진료 여건을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상급 의료시설 서비스 체계를 갖추게 된다.

병원에는 코로나19 등 새로운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감염병 센터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500병상 규모로 심뇌혈관센터와 소화기센터, 국제진료센터, 건강증진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연구지원센터 등이 들어서면 상급종합병원 지정도 가능하다.

병원 측은 개원 초기에는 중장년층 시민들을 위한 특성화센터 역할을 하게 되며, 이후 진료과를 더 확대하고 병원 공간을 더 고도화해 미래형 스마트 의료병원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역민들은 환자의 진료비 유출을 감소시켜 경제적 손실을 막고 의료 편의 도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 이 모 씨는 "군산전북대병원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필수인프라 시설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서 심혈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js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