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음주운전 사망사고 유족 "경찰관들 솜방망이처벌 인정 못해"

유가족 이 모 씨,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 올려

전북경찰청 전경/뉴스1 ⓒ News1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최근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포르쉐 음주 운전 사망사고 유가족이 미흡한 초동조치를 한 경찰관들에 대한 징계 재심의와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징계 수위가 너무 낮다는 이유에서다.

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 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 '전주 포르쉐 음주 사망 사고 초동 조치 미흡 경찰관들의 솜방망이 징계 재수사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이 모씨는 교통사고로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게시판에서 "당시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포르쉐 운전자 A 씨로부터 음주 감지 반응을 확인했지만, 이후 채혈하겠다는 그의 말만 듣고 그냥 병원으로 보내줬다"면서 "이 같은 경찰들의 초동 조치 미흡으로 가해자 A 씨는 병원에서 무단 퇴원한 뒤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마시며 '술타기 수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사고 당시 파출소 팀장은 '코드1'에도 출동하지 않고 파출소에 있었고, 출동한 경찰관 3명은 음주를 감지하고도 측정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 같은 중대한 잘못에도 경찰청은 경찰관 4명에 대해 1명은 감봉 1개월, 나머지 3명은 불문경고 처분으로 경징계를 내렸다"며 "이 경찰관들의 솜방망이 징계가 합리적인지 의문이 든다. 유족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 다시 징계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수사도 요청했다.

이 씨는 또 "왜 가해자를 홀로 구급차에 태워 보냈는지, 가해자의 술타기 수법을 하도록 조언해 준 사람이 있는지, 가해자의 사고 당일 통화내역을 열람할 수 있도록 재수사를 요청한다"면서 "경찰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한 경찰관들의 합당한 처벌을 강력히 청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포르쉐 음주 사망 사고로 알려진 이 사건은 지난 6월 27일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호남제일문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포르쉐 운전자 A 씨는 이날 0시 25분 께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좌회전하던 경차(스파크)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스파크 운전자 B 씨(19·여)가 숨졌고, 동승했던 C 씨(19·여)도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A 씨는 제한속도 50㎞ 구간에서 159㎞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고통을 호소하는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 과정에서 신분 확인이나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들이 사고 조사를 마치고 병원에 뒤늦게 도착하는 사이, A 씨는 병원과 집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시는 등 일명 '술타기' 수법으로 경찰 수사의 혼선을 빚기도 했다. 결국 A 씨에 대한 음주 측정은 사고 발생 2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전북경찰청은 초동대처가 미흡했다고 판단, 경찰관 4명 중 1명에게는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나머지 3명에게 불문 경고 처분을 내렸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