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추석 앞두고 파독 광부·간호사와 '고향의 정' 나눠

(전북=뉴스1) 유승훈 기자 =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한 전북자치도 대표단이 추석을 앞두고 독일 현지에서 파독 광부, 간호사, 교민들과 고향의 정을 나눴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베를린 외곽 소재 베를린 한인 성당 입구에는 ‘전북특별자치도, 파독의 역사와 손잡다’란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곳에서는 김관영 도지사가 주최한 파독 광부·간호사 초청 간담회가 개최됐다. 재독 한인회 교민들과 60~70년대 어린 나이에 절대 빈곤 극복을 위해 독일로 대장정을 떠나온 광부와 간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파독 광부·간호사들은 이제 평균 연령 80대의 백발의 노인들이 됐다.

행사장에서 김 지사는 “제가 태어난 60~70년대 우리 대한민국은 가난한 나라였다. 보릿고개로 대식구는 늘 배고픔을 견디며 배워야 한다는 간절함을 안고 살았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가족을 위해 희생했고 그 희생이 가족과 대한민국 근대화의 주춧돌이 됐다”고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이어 “조국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뻗어나간 것은 바로 여러분의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군산 출신 교민 채수웅씨는 “25살이었던 1971년 어려운 가정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신문 광고를 보고 무작정 독일로 왔다”며 “언어 장벽과 하루 8시간씩 이어지던 지하 탄 캐기 작업으로 정말 고생했다”며 어려웠던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전주 출신 교민 김광숙씨는 “24살 나이인 1970년 간호사로 파견돼 청춘을 이곳 베를린에 묻었다”면서 “그 시절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나고 보니 가족과 조국에 도움이 됐다는 자긍심을 갖고 서로 힘을 모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회장 이영기씨는 “김 지사와 일행들이 먼 베를린까지 날아와 간담회를 열어주니 그간 외롭고 서운함이 눈 녹듯 사라진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가 준비한 ‘판소리 공연’과 ‘서예 퍼포먼스’, ‘한지 공예체험’ 등이 진행됐다. 도 관계자는 시종일관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전북자치도는 대한민국의 빈곤을 구한 ‘개척자’들인 파독 광부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예우하는 지원책을 마련하고 이들과의 우호 관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도와 도의회는 지난 5월 파독 근로자의 희생과 노고를 기념하고 공로에 상응하는 지원을 담은 ‘전북특별자치도 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아울러 도는 이번에 본격화된 독일과 교류 협력을 계기로 파독 근로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이들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민간외교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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