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는 KCC 작업장서 일하다 숨져…특별근로감독 실시해야"
지난 8월 20일 오전 KCC전주2공장서 50대 근로자 숨져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전북자치도 완주군에 위치한 KCC전주2공장에서 사망한 50대 근로자의 유가족 등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전북지부와 유가족은 5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는 산재위험을 방치하는 KCC에 대해 특별근로감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9시 20분께 KCC전주2공장 항온항습실에서 A 씨(54)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 씨는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노조와 유가족은 "30여년을 묵묵히 현장에서 일해왔던 동료 A 씨가 사고 당일 가족의 배웅을 받고 출근했지만, 퇴근은 하지 못했다"며 "사망원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장시간의 연장근로와 쾌적하지 못한 작업 환경 속에서 업무량을 완수하느라 받았을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노조 등에 따르면 A 씨가 일하던 작업장에는 에어컨이 없었으며, 올여름 극심한 더위로 작업장의 온도가 최대 38도까지 올랐을 때도 해당 작업장에서는 4대의 광폭 선풍기로 더위를 이겨내야만 했다는 게 유족 측의 설명이다.
노조는 "해당 작업장은 야간에 열대야로, 오후에는 뜨거운 열기로 견디기 힘든 조건이었다"며 "이렇게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는 수차례 회사에 시설 개선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이렇게 참담한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사고 발생 17일이 지났지만, 현재 회사는 노조의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소집요청마저도 핑계를 대며 회피하고 있다"며 "수십 년을 회사를 위해 일한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도 책임 전가 구실만 찾고 있는 회사의 모습에 유가족과 남은 직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CC전주 도료공장이 더 이상 노동자들의 위험을 담보로 운영되지 않도록, 산재사망 원인 규명을 위한 노·사공동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즉각 소집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며 "노동부도 KCC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KCC전주2공장 관계자는 "이달 진행되는 정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본 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갑작스러운 사망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 공장은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한 부검 결과를 지켜보고, 결과에 따라 성실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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