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서 피어난 비운의 꽃'…단종의 비 정순왕후 추모제 거행

조선왕조 유일의 호남출신 왕비, 고향 정읍 칠보서 첫 추모제 열려

27일 강원 영월군 장릉에서 열린 제53회 단종문화에서 정순왕후를 대역한 행위예술가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뉴스1/DB) ⓒ News1

(전북=뉴스1) 박제철 기자 = 조선 6대 왕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숭고한 삶을 기리는 첫 추모제가 전북자치도 정읍시 칠보면에서 개최됐다.

4일 오후 정순왕후의 생가 옆 송현섭 공원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선양회 발족위원과 지역 주민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해 정순왕후의 넋을 기렸다.

정순왕후는 단종의 비로, 조선왕조 500년 동안 호남에서 태어난 유일한 왕비다. 수양대군에 의해 유배당한 단종 사후, 매일 앞산의 봉우리에 앉아 강원 영월을 향해 통곡하며 단종의 명복을 빌었다고 전해진다.

단종을 배척한 세조나 왕가의 도움을 거부하고 염색과 바느질로 연명하며 82세까지 살았다.

제1회 정순왕후 추모제가 4일 고향인 전북자치도 정읍시 칠보면에서 거행됐다.(정읍시 제공)2024.9.5/뉴스1

선양회는 그동안 정순왕후를 기리는 행사가 서울, 남양주, 영월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출생지인 정읍에서는 제대로 된 추모가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까워했다. 이에 칠보면 송현섭공원에서 추모제를 개최하고, 정순왕후의 삶을 기리고자 했다.

추모제는 추모 제례를 시작으로 정순왕후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이어 정읍시립국악단의 추모공연과 안성덕 시인의 헌시 ‘억만년 살고 지옵서서’ 낭송이 이어지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또 정읍여산송씨종친회에서 칠보중학교 여학생 6명에게 장학금(총 120만원)을 수여하며 정순왕후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선양회 관계자는 “이번 추모제를 통해 정읍이 낳은 인물인 정순왕후를 기리고,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정순왕후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jc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