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이착륙 편의' 대가로 국토부 자녀 채용…이상직 징역 4개월

뇌물 공여 혐의…재판부 "부정채용 사회 신뢰 훼손"
최종구 전 이스타 대표·국토부 직원 각각 집유 2년

이상직 전 국회의원. (전북사진기자단 공동취재) 2022.10.1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항공기 이착륙 편의를 받는 대가로 국토교통부 공무원 자녀를 채용한 혐의로 법정에 선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판사 김서영)은 20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국토부 직원 A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 전 의원 등은 지난 2016년 7월께 이스타항공 직원 채용 과정에서 국토부 소속 모 공항출장소 항공정보실장 A 씨로부터 항공기 이착륙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그의 자녀를 이스타항공 정규직으로 채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에게 자신의 자녀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국내 한 공항에서 항공정보실장으로 근무하는 A 씨가 민간 항공사의 슬롯(공항 이착륙 배분 시간)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 A 씨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그의 딸에 대한 채용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 씨의 딸은 이스타항공 정규직 지원 요건 중 하나인 공인 외국어 시험 성적을 갖추지 못해 서류심사에서 2차례나 탈락했음에도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의 도움으로 항공사에 최종 합격했다.

먼저 재판부는 이상직과 최종구 전 대표에 대해 "피고인들은 A 씨의 자녀가 채용 기준에 명백하게 미달함에도 부정 채용을 지시했고, A 씨는 자녀의 채용이라는 이익을 뇌물로 수수했다"며 "피고인들은 취업 준비생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박탈하고 공무의 연결성과 사회 신뢰를 훼손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A 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국토부 소속 공무원으로서 민간 항공사가 자신의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녀의 부정 채용을 요구했다"며 "이 전 의원이 다른 여러 건의 부정 채용으로 이미 다른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2015년 11~12월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로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0억원 규모의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 5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또 저가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 설립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에 수백억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외에도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