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감소 직격탄’ 전주예술고, 내년 일반고로 전환
일반계열 예술고로 운영 현 교육과정 유지…임금체불 해결 숙제 남아
- 임충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학생 수 감소로 재정난을 겪어왔던 전주예술고등학교가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10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전북 특성화중·특목고·특성화고 지정 및 운영위원회’에서 전주예술고의 특수목적고 지정취소가 가결됐다.
위원회는 전주예술고가 특수목적고 지정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재정 악화로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수목적고 지정 취소 요건과 재정지원을 위한 사립학교 변경인가 기준을 모두 충족한 점도 일반고 전환 결정의 이유가 됐다.
이에 따라 전주예술고는 2025학년부터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신입생 모집에 나서게 됐다. 모집 인원은 100명이다. 다만 일반고 평준화 모집 배정시스템이 아닌 기존처럼 학교장 공고로 모집절차가 이뤄진다. 모집단위도 전국이 아닌 전북으로 제한된다.
학사 운영도 여느 일반고와는 조금 다르다. 전주예술고는 ‘예술계열 일반고’로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70여개가 넘는 예술관련 교과 수업이 이뤄진다.
이번 일반고 전환 결정으로 학교 운영 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는 교육청으로부터 재정 지원(인건비, 운영비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입생 모집도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45억 원에 달하는 교직원의 임금체불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북교육청은 학교 법인으로부터 체불 임금에 대한 이행확약서를 받고, 교원 채용과 재정 집행 등의 관리 감독과 감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 법인이 설립자의 재산 처분 등 실행 가능한 이행확약서를 제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위원회가 학교법인 측에 9월 사립학교 변경 인가 전에 교직원에 대한 체불 임금 이행계획(확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면서 “현재 학교법인 측에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임금체불 문제를 교육청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고 전환이 되면 행정지도 등 강화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에 위치한 전주예술고는 학교법인 성·안나가 운영하는 전라북도 유일의 예술계열 특수목적고로, 지난 1995년 개교했다. 한때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학생 수 감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실제 최근 5년간 신입생 충원율은 30~50%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학교 경영 악화로 이어졌다. 전주예술고는 전북교육청의 재정결함보조금지원 대상 학교가 아니어서 교직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전북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한다. 수업료와 학교재단 전입금만으로 운영된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 그만큼 재정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재정 악화는 결국 임금체불로 이어졌다. 현재 교직원 임금 체불액은 45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사유지 무단 사용으로 토지 소유자와의 법적 다툼으로 학교가 휴업을 하는가 하면 재정 압박으로 인해 교사들을 해고하는 등 파행이 이어져 왔다.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전주예술고는 지난 2019년부터 일반고 전환신청을 했지만 매번 부결됐었다. 그리고 올해 5번째 신청을 했고, 결국 일반고 전환에 성공하게 됐다.
94ch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