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나섰지만 '0명'…정부 '수련 특례' 안 통해

하반기 모집 분야, 대부분 '필수의료과'…지역 필수의료 어떡하나

전북의사회와 전공의, 의대생들이 30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5.30/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기자 = 전북지역 수련 병원들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지원자 0명'으로 마감됐다. 상반기에 확보하지 못한 인원을 하반기 모집에서 채우려 했지만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모집에 나선 분야가 소아청소년과, 내과, 산부인과 등인 만큼, 앞으로도 필수의료분야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전국 수련병원 126곳은 지난달 31일 오후 5시 전공의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전북에서는 전북대병원을 비롯해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등 3개 수련병원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지원자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수련 특례를 제시하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들에 대해 동일연차‧과목 지원제한 지침을 풀고 전문의 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수련을 마칠 수 있게 하겠다'고 했지만 통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 병원은 지난달 18일 오후 3시께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한 바 있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인턴 6명과 레지던트 11명 등 총 17명을 신청했다. 이중 인턴을 제외하고 11명의 채용이 필요한 레지던트 중 10명은 소아청소년과 결원으로 파악됐다.

29일 전북자치도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원광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여명의 결원 인원을 확정한 바 있는 원광대병원은 이번 모집에서 결원율이 높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등 분야 인원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단 5명의 전공의 모집에 나선 예수병원 역시 지원자는 없었다. 예수병원 또한 필수의료분야에 해당하는 내과(3명)와 소아청소년과(2명) 결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 지역 수련병원들의 고민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전북지역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부에서는 마감 전날부터 이번 모집에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크진 않다"면서도 "앞으로 부족한 전공의를 어떻게 채워야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일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전공의를 대상으로 행정 처분을 철회했다. 또 복귀하는 전공의와 사직 후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수련 특례'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