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지사, 14개 시·군 방문 ‘유종의 미’ 거두지 못해(종합)

마지막 방문지 완주서 ‘군민과의 대화’ 무산…주민들 '보이콧'
완주·전주 통합 반대 주민들 반발에 발길 돌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오른쪽)가 26일 전북 완주군청을 방문해 유희태 완주군수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2024.7.26/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완주=뉴스1) 유승훈 강교현 기자 = 현장 민심 청취를 위해 약 2개월 간 ‘14개 시·군 방문’을 추진한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가 결국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완주에서 최근 도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전주·완주 통합’ 반대 측 주민들에 가로 막혀서다. 통합 반대 측 주민들은 도지사와의 대화를 일체 거부했다.

김 지사는 26일 오후 ‘민생으로 한 걸음, 행복으로 만 걸음’을 주제로 군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완주군청을 방문했다. 하지만 ‘전주·완주 통합’ 반대 측 주민 수백 명은 김 지사의 청사 진입을 막았다. 주민들은 ‘전주·완주 통합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김관영은 물러가라’를 외쳤다.

'군민(도민)과의 대화’도 무산됐다. 김 지사는 2차례에 걸쳐 행사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반대 측 주민들의 저지로 실패했다.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유희태 완주군수가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완주군의회 의원들과의 대화도 건물 밖에서 간단히 진행됐다. ‘통합 결사반대’ 띠를 두른 의원들은 인사를 청하며 다가온 김 지사를 향해 “최소한의 예우 차원에서 (밖에서라도)맞이한다. 전북발전도 중요하지만 완주군민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절차, 대화, 군민의 선택’ 등을 강조한 김 지사에게 “(통합)찬성 쪽의 입장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26일 전북 완주군의회 앞에서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7.26/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행사장 진입에 실패한 김 지사는 청사 앞에서 별도의 언론 인터뷰를 갖고 “군민들과 솔직한 대화를 통해 반대·찬성 의견을 모두 청취하고 또 냉정한 분석과 대안을 마련하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물리적으로 입장 자체가 되지 않고 안에서는 500여명의 군민들이 기다리는 이런 상황이 발생해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 찬성·반대 의견들을 폭넓게 수렴·분석해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완주군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향후 군민들과의 대화 자리가 마련되면 언제든지 응할 생각임도 언급했다.

한편 김관영 도지사는 지난 24일 완주‧전주 통합건의서와 도지사 의견서를 지방시대위에 정식 제출했다. 당시 그는 “이번 주민 서명에 의한 통합 건의는 전국 최초 사례다. 행정 통합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선진모델이 전북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이 확정되면 강하고 단단한 중추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통합시를 특례시로 지정해 줄 것과 직·간접 통합비용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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