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교사들 “서이초 교사 순직 1년 지났지만 변한 게 없다”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교사가 없는 교육은 없다.”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를 맞은 18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광장이 추모의 물결로 가득 찼다.

이날 오후 전북교육청 앞마당에서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 공동추모제’가 개최됐다. 전교조 전북지부와 전북교사노조, 전북교총 등 6개 교원단체가 주관한 추모제에는 300여 명의 교사들이 함께했다.

추모제는 순직한 서이초 교사의 친구이자 동료 교사의 추모사로 시작됐다.

무대에 선 이 교사는 “친구는 모두의 아픔으로만 기억되기에는 너무나 착하고 열정적이고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힘을 주는 빛나는 사람이었다. 그런 친구가 이제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서럽다”면서 “지금은 아무런 걱정 없이 밝게 웃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의 분노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등남초 오문하 교사는 "서이초 교사 순직 후 수 많은 교사들이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비바람과 폭염에도 행동에 나섰다"면서 "하지만 교사들의 절규는 공허한 메아리가 돼 아직도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다. 난동을 부리는 학생을 제지할 방법이 없으며, 학부모는 교사를 폭행한다. 다툰 학생을 사과시키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다. 여전히 현장은 그대로인 것만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내 6개 교원단체는 진실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여전히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었음에도 사과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현장 역시 변한 게 없다. 이 것이 우리가 여기 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장체험 인솔교사가 과도한 책임을 부여 받아 재판을 받고, 생활지도를 하던 교사가 학생의 팔을 잡았다고 신체적 학대로 신고를 당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앞으로 나갈 것이다”면서 “고통 받는 교사와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고 행복한 교육현장으로 바꿔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모제에 앞서 도교육청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도 교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검은 옷 차람의 교사들은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기억하겠습니다. 선생님을 지키는 힘이 되겠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 아래 마련된 단상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국화들이 수북하게 쌓여갔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왔다. 더 이상 이 같은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거석 교육감도 이날 추모 공간을 찾았다. 서 교육감은 "교육활동 보호를 통해 교원이 교육전문가로서 존중받고, 가르칠 권리가 보장되도록 교육단체 등과 협력해 관련 정책을 보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