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과해" 다툼 중재한 교사 송치 논란…전북교총 "경찰 수사 문제"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한 중학교 교사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된 것을 두고 교육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교원단체는 “정당한 지도행위를 아동학대로 판단한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준영 전북교총회장은 9일 전북교육청을 방문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경찰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 실제 수사과정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이 제시한 문제점은 △교사의 진술은 철저히 배제하고 학생의 진술만을 인용한 점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파일 확인하지 않음 △군산시 아동학대사례판별위원회 결정 전 송치를 결정을 한 점 등 3가지다.

오 회장은 “경찰은 조사에 참여한 교사들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또 학생을 지도할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있었지만,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해당 녹음파일만 확인해도 학생이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군산시는 최근 통합사례회의를 갖고 해당 교사의 행동이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찰 군산시의 결정이 나기도 전에 송치했다”면서 “서거석 교육감의 ‘아동학대가 아니다’는 의견서를 무시하면서까지 서둘러 송치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오준영 회장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교사의 지도에 학생이 기분이 나쁘면 정서학대로 인정돼야 하는지 수사를 한 경찰에 반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월 전북 군산시의 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 간 욕설이 오가는 다툼이 발생했다. 이에 해당 교사들은 “서로 잘못이 있으니 사과하고 끝내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욕설을 들은 학생은 사과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 학생 학부모는 담임교사와 가해 학생 담임교사 등 2명의 교사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4월 초 해당 교사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그리고 최근 담임 교사 2명을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송치했다. "너도 가해자가 될 수 있어. 왜 웃고 있냐"라는 말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앞서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아동학대가 아니다’는 의견서를 전달했지만, 경찰의 판단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자 교원단체는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경찰의 수사에 문제가 있다. 정당한 지도활동을 아동학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해당 경찰서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전북교육청 역시 아동학대 혐의 인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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