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제지공장 10대 작업자 유가족 "회사 사과 전까지 단식 농성"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전북자치도 전주시 한 제지공장에서 숨진 10대 노동자의 유족들이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유가족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고인과 같은 또 다른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게 안전보건 시스템 점검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재발방지대책수립이 어렵다'고 한다"며 "유가족에 무릎 꿇고 사과하기 전까지 절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숨진 A 군의 모친은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사과는커녕 사인규명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사인 규명 전까지 재발방지대책 수립도 어렵다는 회사 대표의 이야기는 유가족을 참담하게 한다"며 "유해가스 발생 우려가 있는 현장에 6개월된 신입을 홀로 투입한 회사, 청년노동자가 혼자 일하다 사망했는데 30년간 재해없는 현장이라고 주장하는 회사는 고인과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 박는 일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들이 사망한 지 19일째 아직도 차디찬 안치실에 누워있다"며 "다시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식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회사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유족들은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회사는 A 군의 사망 원인 규명과 관련해 지금까지 투명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한다는 원칙으로 유족 측과 정관계, 시민단체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 왔다"며 "앞으로도 필요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국과수 부검 결과와 안전관리공단의 황화수소 측정 결과에 따라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A 군은 지난달 16일 오전 9시 22분께 전주시 팔복동의 한 제지공장 설비실에서 기계 점검을 하다 쓰러진 채 발견됐으나 끝내 숨졌다.
순천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후 현장실습을 통해 정직원으로 입사한 그는 사고 당시 6일 동안 멈췄던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설비실에 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군의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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