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디지털문화대전'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

입찰 공고 직후 설립된 업체가 3건 중 2건 수주
2021년 이후 9건 입찰 참여해 7건 수주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디지털문화대전 사진·동영상 제작사업’과 관련해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홈페이지 캡처)2024.7.4/뉴스1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 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문화대전 사진·동영상 제작사업’과 관련해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콘텐츠편찬실의 ‘디지털문화대전 사진·동영상 제작사업’은 연 4회 정도 실시된다. ‘디지털문화대전’에 탑재할 사진과 동영상 제작 및 메타데이터 작성이 사업 내용이다.

사업자 선정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공고하고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된다. 계약은 응찰한 업체의 기술 평가점수와 업체가 써낸 입찰 가격점수를 합산해 정하며 심사위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선정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을 받기 시작할 때는 지난 2021년부터다.

2021년 9월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강원도 영월군과 경북 영덕군, 경기도 화성시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문화대전 사진·동영상 제작 사업’ 3건을 발주했다. 사업비는 각각 1억2000만원씩이었다.

강원도 영월은 9월 6일, 경상북도 영덕은 9월 7일, 경기도 화성은 9월 8일 입찰공고가 났다. 화성은 1차 유찰된 후 9월 29일 재공고했다.

입찰공고 된 3개의 사업 중 A업체가 2개를 낙찰 받았다. 문제는 사업을 수주한 A업체가 입찰공고가 난 후에 설립된 됐다는 점이다.

A업체는 입찰공고가 난 직후인 그해 9월 9일 설립됐다. 이 업체는 설립되자마자 입찰에 참여했고, 관련 실적이 전무하지만 심사위원들의 기술점수를 가장 높게 받아 사업을 수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A업체는 2022년 7월 경기도 남양주와 충남 보령, 2023년 8월 충남 금산과 전북 정읍, 2024년 5월 충남 서천 등 매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사업을 수주했다. 총 9건의 입찰에 참여해 7건을 수주했다.

사업응찰가도 1억2000만원 공모사업은 1억1800만원, 1억4000만원 공모사업에는 1억38000만원 등으로 공모가 대비 98% 이상의 고가로 입찰했다. 이 때문에 항상 상대 업체보다 낮은 가격점수를 받았으나 기술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될 수 있었다.

관련 사업에 수차례 참여한 동종업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공모의 형식이지만 A업체를 사전에 정해놓고 다른 업체들은 들러리 서는 의구심이 든다”며 “관련 부서의 심사와 선정 과정에 대해 철저한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주기 때문에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며 “공정하게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