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공 부서장들이 갑질" 잇단 불만 제기…전북도청사 '어수선'
일방적 지시, 일부 직원 편애, 폭언 등…확인된 부서만 3~5곳
김관영 지사 "서로 살피는 조직문화" 강조…분위기 염두 둔 듯
- 유승훈 기자
(전주=뉴스1) 유승훈 기자 = 지난해 5급 사무관의 갑질 파문으로 큰 홍역을 치렀던 전북자치도가 다시 시끄럽다. 또 갑질 논란이다.
이번에는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부서장으로 있는 부서를 중심으로 갑질 의혹 소문이 잇따르고 있다. 갑질로 시끄러운 부서는 확인된 것만 3~4곳에 이른다.
22일 전북자치도청 복수의 공무원들에 따르면 이 같은 분위기는 도청 직원뿐 아니라 지휘부도 일부 감지한 상태다. 일단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분위기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소문으로 돌고 있는 내용은 업무 과정에서의 의견 차이, 부서장의 일방적 지시, 일부 직원 편애, 폭언 등이다.
갑질 대상자로 지목되고 있는 한 부서장은 이전에도 비슷한 건으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전북자치도 지휘부는 이 부서장에게 구두 경고, 관련 공무원에게는 타 부서 전보 조치를 취했다.
이 부서장은 갑질 논란이 커지자 21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SNS에 ‘전북이 왜 제일 못사는 도인지 알겠다.일 좀 해라. 염치없이 거저 가지려 하지 말고’란 글을 게시해 지역 비하 논란을 사고 있다.
또 다른 부서장은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일부 직원들과 불편한 관계를 의식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직책상 고유 업무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해 문제가 되고 있다.
복수의 공무원들은 ‘어공’ 부서장들의 잇단 갑질 의혹에 대해 ‘보장된 힘’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 공무원은 “어공 부서장은 도지사가 임명하고 어느 정도 관계도 이미 맺어져 있는 상태기 때문에 ‘늘공’보다 눈치를 덜 본다. 최근에는 여러 부서에서 더 심해지고 있다”며 “최근에 특히나 어공 부서장들의 힘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상식적 대화가 통하지 않는 부서장도 많다고들 한다. 실적을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도정 방침 이유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지난해 초 갑질 사건이 터졌을 때 취한 전방위적 조사가 다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지난 20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살피는 조직문화’를 강조했다.
김 지사는 최근 유명을 달리한 도청 공무원을 언급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여러 차례 강조한 것처럼 같이 근무하는 동료 간에는 서로 어려움이 없는지 보살피고 서로를 살피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의 발언을 두고 공무원들 사이에선 현재 도청 내 곳곳에서 제기되는 갑질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125i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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