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지났지만 전북 전공의 미복귀…'수련정지' 제안 등장

전북대‧원광대병원 복귀 '0명'…전공의들 "사직 원한다" 완강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장수인 기자

(전북=뉴스1)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전공의들의 내년도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한 '복귀 데드라인'인 20일이 지났다. 하지만 전북지역 상급종합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복귀 시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정부 입장에도 전공의들은 "사직을 원한다"며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원광대학교병원에서는 '1년간의 수련 정지'라는 회유책까지 등장했다.

21일 전북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일을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으로 제시했지만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중 복귀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전공의들은 보건복지부 전문의수련규정에 따라 내년도 전문의 자격 시험에 응시하려면 미수련 기간이 3개월을 넘으면 안된다. 이에 지난 2월 19일부터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들은 사직 3개월이 되는 지난 20일까지 현장에 복귀했어야 했다.

물론 전공의들마다 병원 이탈 시점이 달라 데드라인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전공의가 없는 점이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20개과 189명의 전공의 중 162명(86%)이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현장에 돌아온 전공의는 없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복귀하거나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9일 전북자치도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원광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한 80여명의 전공의들은 여전히 '복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대교수들 또한 현장에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을 더 이상 설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은 복귀 데드라인을 앞둔 지난 17일부터 각 과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사직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지만 이 대화에서도 전공의들은 '안 들어오겠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원광대병원은 '수련 정지'라는 카드까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병원 한 교수는 "전공의들이 복귀 안하겠다고, 군대 다녀와도 되고 나중에 수련해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다보니 오히려 병원 측에서 '수련 정지'를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직 말고 1년간 휴직하는 것처럼 수련 정지하고 내년에 복귀하자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의 제안을 고민하는 전공의도 있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 달라진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끼리도 갈등이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돌아오고 싶어도 못 오는 전공의가 있는 것 같다"며 "일단 병원은 의료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의료시스템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