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흔적 지우는 '전주 세월호분향소'…"CCTV설치 논의"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전북자치도 전주시 풍남문광장의 세월호분향소가 화재의 흔적을 지우고 재정비에 들어갔다.
21일 전주 세월호분향소 이병무 지킴이(57)는 "23일까지 세월호분향소를 재정비할 계획"이라며 "훼손된 공간에 영정을 그대로 둘 수 없어서 전날 합동감식이 끝난 이후부터 천막도 모두 교체하고 정비 중"이라고 말했다.
전주 세월호분향소 지킴이들은 이날부터 분향소 재정비를 위한 시민 모금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전북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100여명이 모금이 참여했다고 지킴이는 설명했다.
이병무 지킴이는 "이번 일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서 앞으로 지킴이들 활동을 더 치밀하게 하고, 경찰 등 기관에도 협조 요청할 계획"이라며 "CCTV 설치도 필요하다고 보고 전주시에 요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화재는 그동안 전주시가 세월호분향소에 대해 '불법이다', '위반이다' 하며 대하는 태도 때문에 발생했다고 본다"며 "전주시의 근본적인 태도가 잘못됐다고 보고 재발방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주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전주 세월호 분향소는 2014년 8월 22일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에 의해 처음 차려졌다. 이후 2017년 12월 자진 철거됐다가 2018년 4월 16일 재설치 됐다.
하지만 인근 상가나 관광객들에 의한 민원이 접수되면서, 전주시와 분향소 지킴이 간 시설물 유지를 두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실제 전주시는 앞서 2022년 6월 27일 세월호 분향소의 자진철거 구두계고와 함께 2022년 7월 7일과 18일 두차례에 걸쳐 시설물 자진철거 시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철거를 앞두고 시는 분향소의 전기도 차단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발로 철거 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전주 세월호분향소는 지난 19일 오후 8시 30분께 60대 노숙인 A 씨에 의해 한쪽 면이 불에 탔다. 분향소에 불을 지르고 도주한 A 씨는 수사에 나선 경찰에 의해 화재 발생 20여시간 만인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A 씨는 체포 직후 "특정 종교 때문에 가족이 풍비박산 나서 그랬다"며 "해당 종교에서 운영하는 분향소로 알고 그랬다"는 식으로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상대로 구체적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 중"이라며 "조사 이후 구속 영장 검토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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